도예 이즈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일2

나 자신에게 쓸모 있는 나이기를

by 잔잔김춘


인간 스스로가 사람은 안 변해, 쉽게 변하지 않아.라고 하는데,

흙이, 도자기가 되는 과정을 보면서 이해 간다. 이해 온다.'흙과 나'사이 왕복권으로 인증했다.


어제의 '나'와 이별을 하고 현재의 다른 '나'로 다시 태어난다는 결심이 얼마나 큰 고뇌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는 걸, 이 순간 흙이 나를 가르치고 있다. 삐졌다. 말랑말랑한 나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흙이 내 심장에서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불을 이겨내고 견뎌내고 나온 결과물은, [그릇은] 물을 담아내고 , 차. 커피를 담아내고, 음식을 담아내고, 꽃. 나무를 담아내고, 자연을 담아내고, 세상을 담아내고, 마음을 담아내고, 정신과 영혼을 담아내고, 우주를 담아내고, 자신을 담아내고 , 무언가를 담아내기 위한 역할로 다시 태어나는 가치에, 의미에, 예술에 감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선생님은 굽기 과정을 오븐에서 구워 나오는 빵이나 비스킷, 케이크에 자주 비유해서 설명하곤 했다. 흙 종류에 따라 굽는 온도도 각각 다르다. 피자 만드는 밀가루 반죽 성분과 케이크 만드는 밀가루 성분이 다르기에, 그래서 다른 온도에서 굽는 것은 당연한 거처럼. 그렇다. 하셨다.


온도라는 단어로 '굽기'를 보면 물이 펄펄 끓기 시작하면 100도부터이고 집에서 흔히 쓰는 오븐의 온도도 250도 정도다. 도예에서 말하는 1000도, 1400도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경지의 세계!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흙. 도예는 마치 내가 그 맥락에서 인류 드라마를, 인류 다큐를 찍고 있는 듯, 하루가 가슴 벅찰 때도 있다. 그뿐인가, 재미가 치솟을 때도 있다.

흙이 가마에 들어갔을 때와 나올 때의 변신. 깜짝쇼! 상남자도 구미호도 아닌데 당황하게, 황홀하게 부끄럽게 날 홀린다.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흙 색깔의 반전은 실체로 보면 원하지 않는 거라면 위험하게 넘어간다. 반 한다.


선생님은 '도예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어렵지만, 어렵기만 한건 아니야. 쉽지 않지만, 쉽기도 한 분야.라고 했다.

이 이중적인, 두 얼굴을 가진 말을 척 척 공감해 내는 나이 먹은 삶!

괜찮지 아니한가... 쓸모 있는 마음이, 칼슘이 함유된 단단한 생각이 건조만 된 푸석한 흙 같은,

부실한 날 지켜줄 거야. 그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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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리스에서 50년-60년대 트렌드 했던 공기 소통이 잘 되는 전통적인 과일 바구니 제작을 원데이 클래스 형식으로 배우고 흙의 성격 '엮음' '꼬임'에 흥미를 느껴 옛것을 현대로 모셔보려는 중이다.


[수요일이 나를 살리네. 프랑스는 수요일엔 수업이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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