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에서는 군밤 냄새가 난다.

소소한 이야기 2.

by 바스락북스

초겨울 아침, 낙엽들이 온 산에 소복하다.

바싹 말라 더 폭신해 보이는 낙엽들을 괜히 힘껏 푹푹 눌러 밟으며 산을 오른다.

바스락 거리며 부서지는 낙엽에서는 군밤냄새가 난다.

그 냄새가 좋아 더 신나게 발을 구른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추울까 꽁꽁 사매고 오른 뒷산,

몇 걸음 올라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겉옷이 거추장스럽다.

바닷바람이 휘익 휘익 솔방울을 흔들고

참나무 잎들 우수수 날린다.

연두빛이었다가, 초록이었다가, 노랗고 붉었다가 갈색으로 변해가는 나뭇잎들

바스락 바스락 부서지고 부서지며 한 생애가 저물어 간다.


초겨울 아침, 노릇 노릇한 볕이 따스하고 나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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