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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Jul 02. 2023

소년 시절의 너. 펑펑 울 수 있는 학교폭력 영화

일진물 아니고 피해자 시점입니다

샤오니엔더니. 소년 시절의 너.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내 최애 영화2!

사실 후유증이 너무 심해서 (여운이 없는 마녀와 귀공자와는 달리) 머리가 아파서 생각을 안 하려고 애를 썼던 영화다.


후유증 너무 심했다. 너무너무. 


스토리로 보자면 몇 줄로 요약 가능하지만, 그걸 생생하게 살리는 여자 배우의 연기력이 대단했다. 그리고 아이돌이라고 했던가? 중국 유명 아이돌인 남자 배우의 그 양아치 날티가!


아주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실 그는 주연이지만.

근데 애당초 여자 배우가 너무 세가지고 투톱 주연 느낌이 안 들었다. 


그녀의 연기력 막강했다. 

어느 정도냐, 이게 허구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 그냥 다 믿겨졌다. 어느 부분에서도 연기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저런 애가 살아있을 것 같다 정도가 아니라 이미 살아있음. 


없을 리 없다.

근데 이제 그 옆에 잘생긴 양아치가 껄떡되는데 그 양아치가 생각보다 연기를 잘하는 거다. (죄송해요. 남자 배우님)


그래서 또 '만족스럽군.'하면서 봤다. 그러다가 이제 캐릭터 관계성에서 울어버렸다. 복도에 끼어가지고 엎어져서 나 혼자 울었다. 핸드폰으로 보다가.


어쩜 이렇게 캐릭터 관계성을 잘 엮은 영화가 또 있을까.


너는 세상을 구해. 나는 너를 구할게. 라고 남자 배우가 말했을 때 이제 그는 그냥 양아치가 아니라 특별한 양아치가 되었다. 양아치라는 캐릭터가 해부되어서 그의 과거, 아픔 등등이 아예 나한테 덮쳐왔다. 와르르. 


이런 점에서 단순한 양아치 캐릭터 (표면적인 캐릭터)를 세부화시키는 건 좀 신기하다. 


그리고 아무래도 학교폭력 소재의 영화다 보니까 여자 주인공이 정말 그 폭풍의 눈에 들어가있는데 학교 묘사가 섬세하다. 중국의 학교폭력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영화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셌다고 들었다. 휩쓸었다고. 그래서 그 점에서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안 울긴 했다. 운 건 남자배우가 위로해주었을 때 울었다.


결국 울지 않으려고 끝내 참았다가 누군가가 진심으로 위로해주었을 때 (근데 그 누군가가 또 밑바닥에 있는 상처받은 누군가야...ㅠㅠㅠ) 펑펑 울어버리는 감정이 영화에 중심인 것 같다.


나도 펑펑 울고. 여자 머리 밀어줄 때 같이 울고. 감옥 들어갈 때 또 울고.

그냥 다 울고. ㅠㅠㅠㅠ


공부를 해보자면,

아냐, 일단 가정을 해보자. 여자 배우가 연기를 못했다면 어땠을까? 아니, 못한 게 아니라 그냥 평범한 정도였다면. 이 정도로 출중한 여배우가 아니었다면. 그래, 그냥 딱 내 머릿속 캐릭터 정도였다면.


아니면 피해자로 나왔던 다른 여배우 정도였다면.


내가 뭔가 경찰을 의지했을 것 같다. 경찰 불러! 경찰 어디갔어! 왜 아무도 보호자가 되어주지 않는 거야! 이러면서 사회 탓을 했을 것 같다. 캐릭터가 이 정도로 강인하지 않았을 듯.


결국 글 빨이라기보다는 연기빨이 아닌가 진지하게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공부할 점이라면...

표면적인 캐릭터를 훅 섬세하게 해부시키는 점이 있었다는 것. 정반대의 캐릭터가 서로 공명하는 포인트가 있었고 그게 위로였고 그걸로 서로가 착 붙어버리는 관계성을 만드는 것.


이걸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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