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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Jul 15. 2023

정리. 그것만으로 많은 게 바뀌었다

논리적인 사람은 맨날 이렇게 사는걸까?

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내 고질적인 고민들이 있다.


1. 쓰고 싶은 게 너무 많다

2. 하나만 꾸준히 못 쓴다


이게 해결되었다. 


1-> 영감을 다 적어놓는다.

2-> 기준치와 기간을 줄인다. 


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가지고 있던 걸 까먹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까먹다가 열쇠를 두고 다시 열쇠를 사러갈 수도 있으니까. (경험 있음)


불렛저널을 읽고 있는데, 두려움을 실체화시키면 그게 해결이 되는 걸 배웠다. 신기하다. 5번 왜?를 물어보는 게 유용하다.


예시)


조급하다.

왜? 해야 하는 걸 시간 안에 다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왜? 중간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왜? 상황을 다 파악하지 않았다.

왜? 불가능하다

왜? 상황은 내 통제 밖에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1. 상황은 내 통제 밖에 있는 걸 인정하고 실행가능한 최소 목표를 세워본다.

2. 내 통제 안에 있는 것만 해본다.


이런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건 절대 못 고칠 줄 알았는데 정리하는 걸로 고쳐지다니.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간단하게? 좋다. 웃음이 나온다.


하나를 꾸준히 쓰는 것도 못할 줄 알았는데 기간을 한 달로 제한하고, 실제 양은 10일치로 낮추니까 훨씬 쉬운 것 같다. 100화를 쓰려고 할 때나, 50화를 쓰려고 할 때는 10화도 못 쓰는 내가 바보 같았다. 그러나 순문학 공모전을 보면서 최소 분량이 500매 (10만자; 웹소설 20화)인 것이다. 


"하나를 꾸준히 못 쓰시니까 하나라도 완결을 내봐요. 이대로면 7월까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라고 어떤 분이 말하셨는데 


예. 지금 7월입니다. 당신의 말이 다 맞았어요. 슬프지만. 7월까지 그때 쓰던 거 하나도 다 제대로 완결 못 쳤어요. 최소 목표였던 투고도 못 했습니다.


완결은 100화고 하루에 5천자씩 쓴다고 해도 100일이다. (3개월 너무 길어.)


왜 못 했냐면, 자꾸 길을 잃었기 때문이다. 쓰다보니까 재미가 없어졌다. 본래 분위기랑 많이 멀어졌다. 내 본 실력이 들통이 난 거다. 그래도 많이 헤매면서 여러 장르를 쓰다보니까 '흡연우정'을 만났다. 


흡연우정은 캐릭터를 짤 필요도 없었다. 둘 다 나의 모습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술술 풀리고, 이야기가 막히면 내 인생이 막히고 인생이 풀리면 다시 이야기가 풀리는. 몰아일체의 상태로 글을 하나 쓰다보니까 웹소설이 안 풀리는 게 내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해결'과 '문제' 사이에 원인과 과정을 모르니까 그냥 막무가내로 들이받았다. 그렇게 7월이 되었고 그 분을 만났을 때 썼던 건 다 미완으로 남았다. 

(작년 12월-> 현판1 15화

1월-> 로판1 10화

2월-> 슬럼프+현판1 리메이크 도전하나 실패

3월-> 흡연우정 3만자 (웹소설 분량으로는 6화)

4월-> 슬럼프 겸 "에라 모르겠다. 장편 못 쓰면 단편이라도 자유롭게 써보자" 기간

5월-> 한겨레 문학 온라인 강의 + 장편 쓰려는 노력을 하나 실패

6월-> 여성향 현판을 쓰려는 노력을 하나 실패 + 강의 실습 단편들+ 야간비행 장편 2만 4천자+ 로판1 리메이크 도전하나 실패 + 대체역사1 7화까지 씀

7월-> 로판2 3화까지 쓰고 그만둠 + 현재 대체역사 9화까지 씀.


이렇게만 봐도 정말 난장판이다.


이래서 그냥 나는 안 되나보다 생각했다. 3일 A쓰고 3일은 B쓰자, 타협할 뻔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꾸준히 못 쓰는 게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길을 잃어서 그런 거였다. 


그래서 길을 잃지 않도록 이번 대체역사 10화까지 다 쓰면 투고 넣기 전에 퇴고하는 겸 전개 구상하는 방법을 여러 개 시도해보려고 한다. 

이번 대체역사 웹소설을 10화까지 쓰게 된 것도 사실, 참 과정이 많았다. 


1~5화: 너무 잘 써짐

6~7화: 갑자기 생각보다 연재반응이 좋음. 부담감 느낌. 앞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지 길을 잃음

그렇게 7일을 쉬었다. 쉬면서 자료조사했다.

8~9화: 자료조사 한 거 녹여서 씀. 앞으로 길을 어떻게 풀지 소재가 떠오름.


그래서 이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고민해결 할 수 있을 것 같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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