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심리학과 다니기 2-ep3
나는 비건이 아니다. 하지만 비건 식당에 간다. 처음 이유는 그 곳에 홍콩에서 처음 보는 ‘밥’이 있었기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그 곳이 조용하고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년에 많이 갔던 식당인데 오늘 매니저가 날 보고 깜짝 놀랐다. 분명 나를 보고 놀랐다. 날 5초 정도 봤다. 이 사람이 날 보는 게 맞나 하고 고민하고 싶었지만 날 본 게 맞았다. 아닐 수가 없었다. 아무튼.
대충 ‘너 머리가.’ 이런 느낌으로 날 보는 듯 해서 무신경하게 탈색해서 놀랐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가게를 나서는 길에 점원이 인사를 해줬다. 마음이 따듯해진다. 그냥 하는 건데 내가 얻어걸렸나 보다 생각하던 차.
Long time no see. Good to see you again.
비명을 지를 뻔 했으나 뭐라고 답도 못하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매니저가 문을 열어주며 배웅해줬다. 완벽하게 날 알아보고 하는 저 말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1.문을 열어주다니. 감격.
2.날 알아?
3.따뜻하다..
그건 그렇고 이 식당에 얼마나 자주 왔던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