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투고 분량 다 쓰고 이제 기말고사 준비하기
그렇게 힘들어했던 CV를 실험실 이메일로 보냈다. 왠걸. 하루만에 잘 받았다고 1월부터 2학기까지 일정은 어떻게 되냐고 연락이 왔다. 일단, CV는 잘 읽어보겠다고 했다. 장장 11일만에 내가 답장을 보낸 거라서 이 분들이 다 까먹었으면 어쩌지 하고 고민했었는데 걱정이 싹 사라졌다. 읽었네. 일단 시작은 되었구나.
왜 모든 걱정은 정작 일이 시작되면 더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일까? 무급에 봉사인 일인데 학교 다니면서 병행할 수 있을까 근심이 된다. 그러나,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겠지! 걱정하지 말자! 사실은 아직 붙었는지 안 붙었는지도 모른다.
기말고사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도 도서관에 왔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라 일찍 도서관에 오는 게 루틴이다. 그래서 앉아서 친구 자리 잡아 놓고 있는데 눈을 딱 떠보니. 단기유학생인 것 같은 서양 학생들에게 둘러싸였다. 말 그대로다. 자꾸 한 사람한테 지나가던 다른 서양 학생들이 다가온다. 현재까지 세 명째인데.스몰 토크를 내 옆에서 하니 자리 잡아 놓은 사람으로써 온 신경이 그리로 가있다.
아. 혹시 자리 비켜줄까? 자리 필요하니?
원래 죄 지은 사람이 더 과민반응하는 것처럼 아직 오지 않은 친구 때문에 자리 잡아 놓은 것이 무색하게 되어서 더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줄줄이 와서 말하던 사람들이 다시 자기 자리로 간다. 이게 뭐지? 안 그래도 공부도 잘 안 되고 꾸역꾸역 하고 있는데 신경쓰여서 다 그만두고 싶어지지만. 안 된다. 오늘 8시간 뽀모도로 공부하고 블루투스 키보드 사러 가야 한다. 취미였던 글쓰기가 이제는 좋아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다른 취미를 찾던 차에 원래 작게 하던 브이로그 유튜브를 취미로 해보려고 한다. 생각없이 좋아하는 일 하기. 그렇게 하고 싶다. 자막을 더 빨리 치기 위해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려고 작정을 했다. 공부 다 하고 사러 갈 것이다. 작은 기대감이 마치 디저트처럼 달콤한 오늘이다.
글 이야기를 해볼까. 웹소설 투고 분량을 다 썼다. 출판사들의 기준을 대충 확인했는데 10만자가 최소 분량이었다. 그러나, 나는 일단 무료 연재가 목표였기에 "연재 전에 15화는 써놓고 시작해야 합니다." 라는 A군의 충고를 충실히 받아들였다. 그래서 정했던 분량이 5500자 15화 쓰기. 막막했던 매일 5500자 쓰기였지만 악바리로 쓰면서 글 쓰는 근육이 길러졌다. 하지만 그러던 차에 글쓰기가 너무 부담으로 다가와서 하소연을 했었다. 물론, A군에게. 그는 깜짝 놀라더니 "그러면 진짜 안 좋아요. 지금 학업도 바쁠텐데 이틀에 한 번 쓰는 건 어때요?" 라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렇게 된 것이 지금이다. 이틀에 한 번 아침 2시간 5500자 쓰기. 이렇게 해서 15화를 완성했다.
장편을 쓰기로 마음 먹고 현재 15화까지 쓰고 느낀 점이 있다. 단편과 장편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괴로운 사람이다. 이걸 다 글로 못 쓰는 나도 못 견디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도 싫어했다. 그런데 웹소설로 한 이야기를 길게 쓰기 시작하니 기분이 많이 달라졌다. 즉흥적으로 이걸 연애에 비유했는데 내게는 너무 딱 맞는 설명인 것 같아 부끄럽지만 말해본다.
장편은 연애를 시작하는 것 같다. 단편은 소개팅 정도라고 할까. 연애를 하면 좀 더 여유롭게 편하게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불타고 좋아 죽겠는 그런 과정이 다 지나서 이제 생각해도 전혀 에너지가 빠지지 않는 그런 단계까지 왔다. 안정적인 연애. 안정적인 장편 글쓰기. 이 장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이 15화를 예쁘게 퇴고해서 출판사에 투고할 것이다. 12월 말에 그렇게 될 것이다. 저번주까지만 하더라도 웹소설 작가, 투고 후기 등등을 구글에 검색해서 1페이지부터 5페이지까지 싹 다 찾아 읽었었다. 그만큼 신났었다. 마치 벌써 내 손에 인세가 들어온 것 같이 말이다. 그렇게 김치국을 벌컥벌컥 들이마셨었는데 지금은 또 침착하다. 아마 소설보다 공부가 더 피부로 와닿기 때문일 것이다. 기말고사가 코앞이다. 그리고 곧 한국을 간다. 투고도 곧이다. 많은 것이 훌쩍 내 앞으로 온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일단 할 일을 하는 끈기다. 화이팅 바다야.
바다의 홍콩 리빙포인트:
날씨가 아주아주 추워졌다. 이럴 때에는 옷을 더 챙겨야 한다.
바다의 웹소설 리빙포인트:
투고는 5500자 기준으로 10화 정도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