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지만 단단한 문장

12일 차- 부드럽지만 단단한 문장

by 이정숙


나는 친구한테 말하듯이 술술 문장을 쓰고 싶다. 간결한 문장 안에 내용을 잘 다듬어 전달하고 싶다. 진심을 다해서 자연스럽게 글을 쓰면 읽는 사람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나의 글을 읽는다는 친구한테 물어보았다. 어딘지 모르게 형식이 갖춰있고 문장이 단단하다는 말을 했다.


듣기 좋았다. 글은 주제에 따라 다른 문체가 쓰일 수 있다. 자연을 대상으로 말을 할 때는 자연을 생생하게 끌어들이는 감각적 묘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내가 쓴 글 중 몇 개를 둘러본다. 그리고 스스로 분석해 본다. 나의 문장은 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 글쓰기는 나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의 글을 읽어보면 내적 여행을 하는듯하다. 마음이 움직이는 결을 따라 흘러가는 구조다. 한 문장이 다음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가는 것을 보면 생각과 글이 동시에 흘러가는 것 같다. 이것은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었을 때 느끼는 부분이다.


자연을 대상으로 글을 쓸 때는 구절초, 가을바람을 감각적으로 표 사한다. 사물과 자연을 연결시키려고 애를 쓴다.


'밥 타령'이라는 글에서 문장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짧고 긴 문장이 섞인 말하듯 하는 문체가 많다. 때로는 구어체로 쓸 때도 있다, " 그랬나' "그렇구나" 등 이런 문장이 중간중간 섞음으로써 호흡을 조절하고 감정의 순간을 강조하기도 한다. 에세이에서 이런 형식은 감정을 몰입하게 한다. 반복 구조를 사용할 때도 있다. "뭐 먹을래" " 밥 먹었나" 이 표현들이 반복되는데 글의 리듬감과 현실감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장 안에 감정의 작은 흔들림도 표현한다. "나이 든 아들 눈치 보게 생겼다. 이런 문체는 너무 솔직하게 쓰지 않았나 싶다. 이 주제에서는 대화문이 많다. 직접 대화는 스토리라인을 생동감 있게 한다. 독자가 마치 현장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준다. 단문과 긴 문장 사이에 숨 고르기 문장이 들어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것이 숨 고르기 인지 모르지만 독자가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 같은 글이다.


'나는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에서는 긴 문장이 많고 정보량이 많은 편이다. 중간중간 짧은 문장이 들어가야 하는데 긴 문장이 숨차지 않을까 싶다. 접속어도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보면, 그래서, 또 이런 접속어는 많이 쓰지 말라고 했는데 내 글에서 발견된다. 접속어가 때로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이긴 하지만 논리적 전개를 하는 접속어는 별로 쓰지 않았다. 감정 중심으로 글을 쓴 게 아닌가 생각한다. 반면에 감정적 어휘는 많이 사용한 것 같다. '뜨겁고 순한 맛' '격 있는 시간' 등 정서 중심으로 글을 써내려 간 것도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체성은 뚜렷한 것 같다. 경험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면서 독자와의 공유를 위해 따뜻함을 의도적으로 쓰려고 노력했다.


나는 부드럽지만 단단한 리듬을 가진 문체를 추구한다.

핵심문장을 중심에 두고 주변 문장을 자연스럽게 가져오는 문장이 좋다. 억지 표현 없이 호흡이 살아있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리듬감을 살리는 문장으로 조절해야 한다. 마지막 문장으로 전체 글을 단단하지만 여백을 주는 문체로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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