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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붕어 Jun 16. 2024

24年 6月 2日

요새 자주 승촌보에 간다. 가는 길에는 영산강의 가장 큰 물줄기를 볼 수 있다. 그걸 언제나 차 안에서 본다. 때가 되면 차를 세워두고 걸으며 강을 보고 싶다. 아직은 아니다. 걸어 내려가기에는 멀어보인다. 실제로도 멀겠지. 승촌공원을 걷는다. 승촌 공원 안에는 아주 작은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는 정말 작아서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고 가뭄이 들면 모두 말라버릴 것처럼 생겼다. 아니면 호수가 아닐지도 모른다. 웅덩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 앞에 서서 영산강의 가장 큰 물줄기를 지나 아주 작은 호수를 보는 구나, 했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 나는 차를 몰고 빛가람호수공원에 간다. 갈곳이 거기밖에 없다. 빛가람호수공원으로 향할 때쯤이 되면 이미 깊은 밤이다 못해 아침에 더 가까운 시간이라 다른 곳은 도무지 갈 엄두가 안 난다. 빛가람호수공원이 가로등도 많고 주변이 아파트와 상가로 둘러싸여있어 무섭지 않다. 그래도 습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기는 겁이 나 보도블럭으로 된 길만 뱅뱅 돈다.

머리맡 벽에 걸린 액자는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어느샌가 보면 비뚤어져 있다. 침대를 밟고 일어나 액자를 똑바로 맞춘다. 


낮에는 승촌보를 밤에는 빛가람호수공원을, 별짓을 해도 생각이 사라지지 않을 때는 순천만을 간다. 여름이라 창문을 모두 열어둔 뒤로는 바람 때문인지 벽에 걸린 액자가 더 자주 비뚤어지고, 물가를 찾아 걷는 일을 액자를 똑바로 맞추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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