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패6 / 미영
어느 날 친구와 곱창을 먹는데 친구가 "나 아는 사람이 웹소설 쓴대."라고 말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젓가락질을 계속했지만 내심 긴장했다. 왜냐하면 나는 최근 웹소설을 써 보겠다고 도전했다가 참패를 맛보고 있는 와중이었기 때문이다.
"엄청 잘 나간다더라."
이어진 친구의 설명을 듣고 서치한 결과, 해당 지인은 정식 연재에 조회수가 상당한, 이 업계에서는 다분히 성공한 작가였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내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말을, 하지만 속으로는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말을 뱉어 버리고야 만 것이다.
'양산형 소설은 차기작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 '비슷하게 쓰는 사람이 넘쳐 나는 곳이고, 결국 자기 색깔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대중적이지 않으면 망하는 곳'
그 설명은 즉 내가 웹소설을 쓰다 망한 이유에 대한 변명이었고, 잘나간다는 친구의 지인을 깎아내리는 말이었다. 심지어 그것이 마치 업계에 대한 나만의 이해인 척하면서.
열등감이란 생각보다 교묘해서 구질구질하고 부끄러운 것을 넘어, 훨씬 더 악질적인 어떤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나는 결론적으로 내 탓은 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는 멋모르고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했다가 어느 괴팍한 편집장이 있는 작은 출판사에서 정신병을 얻고 나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방황 끝에 웹소설 출판사로 이직했더니 잔업 수당도 받지 못하는데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만 하는 팀장 아래서 수명이 반토막이 나서 나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 때려치우고 취미로 쓰던 웹소설을 직업으로 삼아 보자 싶어 도전했다가 실패를 이야기하는 사람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피해를 받았으니 피해의식과 열등감은 좀 생겨도 괜찮다. 피해자가 피해의식이 생기지, 그럼 가해의식이 생기겠는가?
그래서 내 탓을 하는 대신,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채 이전보다 좀 더 제대로 된 실패를 경험해 보기로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