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실패

연재실패10 / 미영

by 금붕어

최근에 황당한 웹툰과 웹소설을 많이 봤다. 황당한 드라마도 봤다.

여성을 성적대상화시키는 내용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조폭이나 일진을 미화시킨다거나 전연령가이면서 수위 높은 소재를 버젓이 쓰고 있다거나.

잘 보면 진짜 많다. 이쯤 되면 그런 콘텐츠가 황당한 게 아니라 내가 황당한 사람인 건가 싶다.

어차피 픽션 콘텐츠인데 일일이 규제하면 작품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고, 픽션과 논픽션을 구분해야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잘 보면 진짜 많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어떤 시집 한 권이 화면에 잡히면 그 시집은 그날부터 오프라인 서점 매대에 쫙 깔린다.

어느 웹툰에서 웃긴 대사가 나오면 온갖 커뮤니티에서 밈으로 쓰이고, 그 밈은 각종 인터넷 방송의 스트리머들이 쓴다. 그 방송을 보는 아이들은 친구와 만날 때도, 놀 때도, 그리고 헤어질 때도 그 밈을 쓴다.

한 전연령가 웹소설에서는 우연히 남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낸 여주인공이 임신을 하게 되는데, 아이를 지우려고 하자 남주인공이 온갖 집착을 하며 여주인공을 쫓는다.


웹소설은 다른 콘텐츠에 비하면 여전히 수요가 적고, 어차피 보는 사람만 보는데 소재마저 규제하면 작가는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 한편에서는 말한다. 자극적인 내용만 팔리는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업계를 이렇게 만든 것은 결국 독자의 탓이라고도 말한다.

무슨 말일까? 콘텐츠가 대중을 실패시키고 있고, 실패한 대중이 다시 콘텐츠를 실패시키고 있는 악순환이란 말인가?


한 가지는 정확하다. 사람이든 작품이든 황당한 것일수록 당당하고, 황당하지 않은 것일수록 조용하다. 그래서 더욱 황당한 요즘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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