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실패

연재실패9 / 보라

by 금붕어

출근 전, 이른 아침에 종종 카페에 갔었다. 카페에 가서는 대개 책을 읽고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신다. 그러다 어떤 날에는 글을 쓰기도 하고. 그런 날이면 괜히 뿌듯해져 아침에 일찍 일어나 카페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근래에는 ‘출근 전 카페가기’ 에 빠져 일주일에 두세 번은 일찍 일어나 카페에 갔다.


원래는 아침 먹을 새도 없이 눈 뜨면 씻고 나가기에 바빠 배가 고픈 줄도 모르게 출근을 했지만 카페에 한 시간 정도 앉아서 작업을 하다 보니 배가 많이 고팠다. 그래서 카페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먹어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반미샌드위치가 맛있다는 글을 보았던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메리카노와 반미 세트를 주문했다. 맛은 오리지널로. 그런데 맛이 없었다. 빵도 바삭하고 양도 많았는데 안에 들어있는 고기가 희끄무레하고 뭉쳐진 것이 배가 고픈 와중에도 식욕을 자극시키지 못했다. 다음 날, 사람들이 맛있다고 했던 건 다른 맛인가 보다, 하고 치킨 맛을 주문했다. 그런데 이것도 맛이 없었다. 그 날 밤 집에 돌아와서 대체 사람들은 무슨 맛을 먹고 맛있다고 했던 걸까, 하며 다시 인터넷에 검색을 했더니 에그마요가 맛있다는 후기가 많았다. 맛있는 걸 두고 요상한 것들만 주문해 먹었던 것이다. 그 다음 날 카페에 가 에그마요를 먹었다. 그런데 웬걸? 이것도 맛이 없었다. 겨우 반 정도밖에 먹지 못했다.

문제는 반미샌드위치에 오기가 생겨, 카페에 가 책을 읽고 글을 쓰려고 했던 애초의 계획은 뒷전으로 밀려버렸다는 것. 카페에 가서는 책은 펼쳐만 두고 반미샌드위치의 맛에 몰두하게 되었다. 결국 모든 맛을 다 먹어본 뒤에야 그나마 에그마요가 제일 나았다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아침잠이 많아져 카페에 가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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