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실패를 연재하는 이유

연재실패12 / 미영

by 금붕어

이전보다 좀 더 제대로 된 실패를 경험해 보기 위해(연재 실패 6화 참고) 그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엑셀을 켜 계획표를 짜고, 하루에 몇 시간을 투자해 노트북 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 싸매고,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는데 혼자 우울해하고 짜증을 내며 결국 무기력해졌다가도, 그래도 계획한 것이 있으니까 다음 날이 되면 다시 의자에 앉기를 세 달쯤 했다.


물론 말이 그랬다뿐이지 정말로 실패하기 위해 열심히 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보기 좋게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전의 실패들보다 좀 더 제대로 된 실패였다는 것. 연재 실패를 연재하면서 나름대로 실패에 어떤 면역이 생겼다는 것.


후자는 거짓말이고 실은 너무 슬퍼서 한 주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깨달은 것은 몇 가지 있다. 깨닫고 나면 별것도 아니지만 깨닫기 전까지는 죽어도 모르는 그런 것 말이다. 이럴 때는 정말 내가 멍청이, 구제불능이라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게 되지만, 괜찮다.


세상 사람 대부분은 멍청이고, 대부분은 성공보다 실패를 더 많이 한다. 우리는 멍청이와 실패에 면역이 생겨야 할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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