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필승법

연재실패시즌2_6화 / 미영

by 금붕어


사람이 극도로 우울할 때 마음의 위로가 되어 주는 대상은 결국 자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돈이 있으면 어딘가로 도망치거나 무한정 쉬거나 맛있고 좋은 것들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인데 갑자기 이런 당연한 소리를 왜 또 쓰고 있느냐면 가끔 그걸 잊어버려서이다.


실제로 최근에 나는 그걸 잊고 살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홧김에 사들였다. 배당금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조건 더 오른다는 말을 어디서 들어서였다. 그렇게 몇십 주밖에 매수하지 않았는데 한 달만에 꽤 수익이 났다.


글을 써서 먹고살아야겠다고, 아니, 실은 내 수준으로는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먹고'를 빼고 그냥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이후 계속되는 자기검열과 불안한 미래로 스트레스, 우울, 무기력밖에 느끼지 못했는데 주식 통장을 보며 처음으로 활기를 찾았다.


그동안의 내 인생에서 삼성전자는 알게 모르게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었겠지만 나와 전혀 무관하고 다른 세상에 사는 존재라 여겼던 삼성전자가 이제 유일하게 행복을 주는 대상이라 생각하니 이것이 주주들의 마음인가 싶고, 한편으로는 좀 허망하기도 했다.

물론 허망은 잠깐이고 든든함은 오래갔다. 삼성전자 같은 우량주는 잠깐 떨어져도 어차피 오르기 때문이다. 내게 아무런 스트레스도 주지 않는, 오히려 기분만 좋게 만드는 무해하고 긍정적인 존재. 게다가 반영구적인……. 이런 게 세상에 있었다니.

그러니까 내 말은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끝.



※막간을 이용한 실패 에피소드.


나는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영상이나 정보를 많이 서치하는 편인데 남자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무조건 주식 얘기가 나온다. 내 경우는 롤 영상을 찾아보다가 이재용의 상속과 삼성전자 경향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실은 커뮤니티 자체를 잘 안 해서 어떤지는 모르지만 내가 지켜본 바로 남자들은 게임, 주식, 차에 미쳐 있다(여자 연예인에도 거의 관심 없다). 남자들은 세상 좋은 것은 지들만 하고 자빠졌다. 물론 게임은 빼고. 그런데 참 슬프게도 나는 게임에만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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