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패 시즌3_2화 / 보라
"보라야, 그래도 네 아빠는 자수성가 한 거야. 집에서 10원짜리 하나 안 받았어."
"그럼 엄마 아빠는 나한테 뭐 물려줄 거야?"
"물려줄 거 없어. 너 알아서 살아."
"그럼 나도 10원짜리 하나 못 받는 거네."
퇴사를 앞두고 lh임대주택을 신청했다. 나도 자수성가 할 수 있을까? 회사도 그만두는데? 하지만 일단 퇴사한 상태로 가족들과 지내다가는 자수성가는커녕 내 심신을 지키는 데에도 어려울 것 같아 집을 나갈 계획을 세웠다. 지난 번 행복주택에 신청했다가 서류제출대상자도 되지 못한 채로 떨어졌었고, 떨어졌다고 해서 별 수가 있었던 건 아닌 나는 새로운 임대주택에 다시 신청을 했다. 퇴사 전까지 닥치는 대로 넣어보고 아무 데도 되지 않으면 그 때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알아볼 생각이었다.
임대주택 선정 배점기준표를 찬찬히 살폈다. 신혼부부도, 주거약자도, 임신부도 아닌 나는 점수 받을 구석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샅샅히 글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청약저축 납입횟수"에 따라 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무려 144회나 청약저축을 납입한 사람(연재실패시즌2_1화 참고)!!!
그리하여 서류제출대상자가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모두 144회나 청약저축을 납입해준 부모님 덕분이다. 그 돈을 다시 부모님한테 드린다고 해도 내가 서류제출대상자가 된 것은 돌려드릴 수 없겠지. 집에서 도망치려고 하면 할수록 더 옥죄는 이 기분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