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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1

정답은 나에게 있는가?

by 성주
NIKE - Courage


나는 인터넷으로 인생을 배웠다. 내가 동경하는 삶을 인터넷으로 보았고, 삶의 방향도 인터넷이 좌우했다.

그중 나의 20대 시절, 제2의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했던 콘텐츠 중 하나가 Nike의 Courage 광고다. 이 광고에 혹해서 나이키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지만 수익은커녕 기부만 하고 있다. 기부 많이 했으니 영수증이라도 떼 줬으면.


EVERYTHING YOU NEED IS ALREADY INSIDE

내게 필요한 모든 건 이미 내 안에 있다.


최근 토론 모임을 들었다. 매주 자유 주제 혹은 특정 주제로 토론, 토의를 하는 모임이다. 이번 모임에서의 주제는 '질문토론'이다. 각자 본인만의 생각거리를 들고 오면 다른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답이 아닌 질문을 계속하는 방식이다. 이 모임을 주최한 이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 보면 토론하러 와서 상대의 의견이나 내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답을 찾고 싶을 경우, 그 답은 내 안에 있는 경우가 더러 있잖아요. (...) 이번 토론에서는 주제자는 스스로 생각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효율적인 질문을 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답이 없어 보이는 문제에서도 계속 질문을 이어나가다 보면 정답이 내 안에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 떠오른다.

나는 종종 노트에 일기를 쓴다. 일상 속에서 고민거리가 생길 때, 머릿속으로 고민만 하다 보면 그저 실타래 얽히듯 되려 난잡해지기 마련인데, 그 상황을 글로 풀어나가다 보면 상황이 이해되고, 타인의 마음이 이해되고, 그리고 내 마음속의 욕망과 생각의 흐름들이 눈에 보이면서 이해되게 된다. 나는 이런 방식들을 통해 나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게 되었고, 나를 이해하다 보니 타인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남을 이해하게 되었고, 타인들을 이해하다 보니 세상을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새발의 피이지만 나 자신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게 보면 내게 필요한 모든 건 이미 내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돈이 필요하다는 것도 사실 그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그 물질적인 것을 통해서 얻는 나의 감정이 필요한 것이고, 명예가 필요하다는 것도 그 명예를 통해서 얻는 자존감, 성취감 등의 감정들이 필요한 것일 테다. 그렇다면 내게 필요한 모든 건 이미 내 안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답을 풀어나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지만,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내 안에 준비되어 있음을 깨닫는다면, 어떤 시도든 못해볼 것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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