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지나했던 기간과 비용에 대해
32명의 난자를 얼렸다. 내가 최근에 저지른 기묘한 짓 중 가장 기특한 일이다. 만약 당신이 곧 죽어도 제 고유의 속도대로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이 글이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해 주길 바란다. 내게도 제 삶의 속도라는 것은 때로는 숨과 같고, 때로는 기어코 지켜내야 할 목숨과도 같다. 그러나 그 고요한 숨 뒤에서, 서늘한 뒤통수 언저리에서, 집요하게 제동을 걸었던 그림자가 있다. 출산이다.
1. 결혼이야 오십에 하든 백 살에 하든 무슨 상관이랴 싶지만, 정직한 몸의 법칙은 다르다. 오랜 시간 요가로 수련된 몸이라, 내 나이 오십에도 출산이 가능할 것 같다는 미친 자신감이 있다는데도! 50대 초반까지 출산 사례가 있다는 증거를 들이밀어도! 그럼에도 한국에 산다는 건 생각보다 자주, 타인의 시선과 어른들의 무거운 걱정을 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2.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쏟아지는 그 무수한 한숨들 앞에서 나는 “낳을게요! 낳을 테니까 키워주실 거예요?”를 외치다가, 최근에는 “제가 키울게요. 대신, 난자 냉동만 해주세요!”를 외쳤다.
3. 하지만 어른들은 걱정만 할 뿐, 내 난자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정부에서 2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도 소득 조건을 포함한 까다로운 기준 탓에… 나는 해당되지 않았다. 어른도, 정부도 이제 더 이상 핑계가 될 수 없다. 결국 이 몸통 안의 일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었다. 내 난자는 나만 관심 있다구..
4. “선생님…. 저 요즘 스트레스가 좀 높은데, 몸 좀 추스르고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몸은 이미 진료실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마지막까지 흰 가운을 입은 타인의 입을 빌려 도망치고 싶었다. “사실 몸 컨디션보다, 나이가 더 중요해요…”
5. 그것이 자본의 상술이건 의학의 진실이든. 그게 중요할까? 나는 이미 결심한 몸이었다. 팔을 걷어붙였다. 모든 일의 절반이라는 결제를 마쳤고, 9번에 걸쳐 병원에 갔고, 32명의 난자를 만나서, 5년 동안 보관해 뒀다. 나는 적어도 5년 동안 무적이다.
6. 서른의 강을 건너오며, 어딘가 서늘하고도 여유로운 기운을 풍기는 멋진 언니들을 곁에 두게 됐다. 그들이 무심히 던지던 얘기들, “난자 냉동 해둬.” 그 얘기들을 귓등으로라도 듣고 있었던 덕분에 내가 용기를 낸거고. 해보고 나니 이건 여성으로서 삶에 쥘 수 있는 단단한 고삐를 하나 더 쥐는 일이구나 싶다. 지구에 다녀가는 동안, 언젠가 전혀 다른 격의 우주를 열어젖힐 수도 있다는 가능성. 그 든든한 보험을 곁에 두기로 한 것은 참 잘했다 싶다.
7. 나도 그 얘기를 해주고 싶어 이 글을 썼다. 멋진 언니가 돼보려고. 그리고 비로소 내 안의 모든 계절이 준비되었을 때, 멋진 엄마도 돼 보려고.
8. 아침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평범한 노동자로서 이 과정을 통과했다. 반차는 수술 날 딱 한 번 썼다. 나를 수많은 환자 중 한 명이 아니라, 온전한 한 여성으로 응시해 주던 곳. 출퇴근 전후로, 주말에도 유연히 예약 할 수 있고, 서울 주차난 속에서도 주차가 가능했던, 그리고 앱으로 모든 진행 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나의 은신처 같은 병원을 찾느라 꽤 손품을 팔았다.
언젠가 엄마라는 거대한 세상을 품게 될 선생님이 계시면, @bae_writer 프로필 링크를 클릭해 → 제일 하단에 이메일을 남겨주세요! 세 곳의 병원을 비교했고, 타임라인, 비용, 주차 여부, 영업시간까지 정리해 뒀어요. 오로지 내돈내산의 무게로 치러낸 기록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겠습니다!
4월 2일 오전 9시까지 @bae_writer 인스타 프로필 링크 최하단에 정보 남겨 주신 분들께는 모두 이메일 발송 완료했습니다 �
지금 이 글을 보셨다면
4월 16일 오전 9시까지 메일 남겨주시면,
마감 당일에 한 번 더 일괄 발송드릴게요.
이후에는 정보 공유를 마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