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뭘 하든 언제든 나의 자랑은 언니야
고작 30년 밖에 안 산 내가 뭘 안다고 책을 쓸 수 있나? 이런 의심이 스믈으믈 올라올 때. 내가 더 이상 10대의 마음으로, 시선으로 글을 쓸 수 없듯, 서른 백수로서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 믿어본다. 그리고 이 글이 우리 세대가 공감하고, 우리 동생의 세대가 짐작하며, 우리 부모의 세대가 이해해가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믿어본다.
그 믿음을 굳건히 해준 50대 엄마 친구의 카톡.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새 중년이 된 우리가 그 자녀세대들의 삶을 또 느끼고 알게 되는 이 글은. 네 딸 글 쓰고 표현하는 게 뭐라나? 그 속 내면의 무엇이 내게는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파노라마 같은 삶의 영화를 본 느낌이네.”
그리고 내게 치킨을 먹이고 싶어 하는 20대 여동생의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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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차를 타고 가던 날 언니가 나한테 “넌 어떻게 네비도 안 보고 척척 다녀?”라고 했던 질문에 “난 베스트 드라이버잖아”라고 웃어넘겼던 거 기억나?
난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 ‘언닌 정말 앞만 보고 달렸구나.‘ 차 안에서도 일과 씨름하는 언니를 보면서, 언니 차 탈 때마다 이러다 사고 나겠다는 걱정을 얼마나 한 줄 몰라. ‘아 참, 언니한텐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 따윈 없겠구나. 어 저 가게는 오픈한지 얼마 안 된거 같은데 다른 가게로 바뀌었네, 장사가 안돼서 힘드셨나 오지랖도 부려보고. 계절마다 바뀌는 벚꽃, 단풍, 앙상한 나무에도 괜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소한 일상들도 즐기지 못했겠구나.’
백수가 된 걸 축하해. 이젠 언니가 좋아하는(이해할 순 없지만 존중해..) 노래 가득 실어 날 좋은 날 드라이브 떠나길! 머리 질끈 묶고 시원한 맥주에 칼로리 높은 안주(예를 들어 치킨)와 함께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보길!
언니가 뭘 하든 언제든 나의 자랑은 언니야.
3번째 10대 누구보다 행복한 백수가 되길 바래.
PS. 다음부터 드립 커피는 내려주지 마, 스타벅스 쿠폰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