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도 너의 곁에 있을게
내가 언젠가 결혼식을 한다면, 솔직히 그건 축사를 받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이 결혼식 언제 할지도 모르겠고, 하기 전에 죽을 수도 있고, 일생에 한 번뿐인 것도 아쉬워서. 일상에 크고 작은 축하 거리를 만들어 열과 성을 다해 축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백수를 축하하는 비세상적인 생각에 늘 행동으로 함께해 주는 친구들이 있는 것도 축하할 일이고.
아, 백수 축사를 받아보니 누구에게 결혼 축사를 부탁해야 할지 명확해졌다. (아빠한테 받으려 했는데 퇴사 축사를 받곤 그가 경쌍도 남자임을 상기했다. 결혼식 당일에 축사 패를 깠다면 아찔한 일이다.) 축사에 꼬박 4일을 내어준, 14년을 함께한 배우 친구의 축사.
“Eat, Pray, Love”
우리의 유학시절. 너는 내게 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살고 싶다 말할 때, 학업에 열중해 한동안 보지 못했던 너의 초롱초롱한 눈과 그 에너지가 아직도 내겐 생생해.
그때의 난 그 영화 제목을 듣자마자 완벽하게 소영이 답다고 생각했었어. 사실 이제 와 말하는 거지만 eat, pray, love 가 아니라 eat, [play], love라고 알아 들었었거든; 그래서 찰떡이라 생각했었지. 내가 아는 그 어떤 사람보다 자신의 삶을 매 순간 충실히 살던 사람이었으니까.
공부할 땐 공부에 전념하고, 여가시간은 그 누구보다 알차게 보내며 너의 삶을 살았으니까. 역시나 그런 너라서 안주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삶으로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었겠지? 가끔 너는 자신이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안 좋은 거냐며 물어봤었는데, 너의 그런 성향 덕분에 결국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살 수 있는 선택을 했다고 봐. 그래 마치, 저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나의 자랑스러운 친구야. 항상 느껴왔지만 넌 참 멋지다. 언제나 그랬듯이 앞으로도 네가 선택해 가는 길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어떤 경우에도 너의 곁에 있을게. 네가 가고자 하는 길엔 따스함만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라. Love 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