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구매를 실패하지 않도록, 실수할 고객은 사전 차단한다
대학생 4학년이 되는 날, 아빠가 경제적 지원을 끊었다. 나는 그날 기점으로 혼자 학비도 내고, 판교 살이의 기반도 마련해야 했다. 근데 대학생이 뭔 일을 할 수 있겠나. 과외만이 유일한 옵션으로 보였다. 주변 친구들 대비 시급 3배를 번 건지, 벌어야 했던 건지 기억은 흐릿하다.
이 고액 과외를 어떻게 팔았는지에 대해, 3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1. 안 팔겠다는 각오로 타깃을 좁힌다.
타깃을 뾰족하게 하는 건 마케팅의 기본 중 기본이라 많이 들어봤을 거다. 하지만, 안 팔겠다는 각오로 타깃을 좁히는 건 처음 들어 봤겠지? 나는 과외로 오직 영어 글쓰기만 팔았다. 글쓰기 수업에 만족한 고객이 영어라는 맥락이 비슷하니 리딩 수업도 해달라고 했지만 안 한다고 딱 잘랐다. 숙제할 준비가 안된 고객도 잘랐다. 어차피 이런 고객 가르쳐봐야 강의 만족도가 좋을 리 없다. 고객이 구매를 실패하지 않도록, 실수할 고객은 사전 차단한다.
다른 예로 “아쉽지만, 리톤 72는 모두를 위한 제품도 아니에요.” 카피를 써서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은 크림을 못 사게 했다. 그렇게 19년 기준 와디즈 뷰티 1위 제품이 만들어진 것도 비슷한 원리다.
내 영역이 고집스러울 정도로 명확해서, 이 영역에 안 들어올 거면 안 팔겠다고 할 정도로 타깃을 줄이는 것이 첫 단계다.
2. 제품 자체가 아닌 구매 후 [목표]를 판다.
“영어 글쓰기 과외합니다” 하면 누가 살까? 영어 글쓰기 과외 자체는 서비스다. 하지만 제품 또는 서비스가 아닌 목표를 팔아야 한다. 고객은 영어 글쓰기 과외를 받아 뭘 이루길 원할까? SAT (미국 수능 시험) 라이팅 만점? 이 시험 만점 맞아서 대학 입시 성공?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원하는 직장으로? 어떤 목표가 됐건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SAT 라이팅 만점을 첫걸음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이로서 나는 더 이상 “영어 글쓰기 과외”가 아닌 “SAT 라이팅 만점 12주 완성 프로그램”을 파는 사람이 됐다. 요가도 “빈야사 수업”이 아닌 “핸드스탠딩 8주 완성 프로그램”이 더 잘 팔리지 않겠나.
3. 신빙성을 갖춘 [메이커]를 판다.
“SAT 라이팅 만점 12주 완성 프로그램”을 파는 사람은 당연 영어 글쓰기에 전문가 여야한다. 수많은 프로그램 중 나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신빙성]을 선택했다.
나는 [아이비리그 출신 대치학원 라이팅 전문 강사]로 나를 팔았다. 아이비리그, 대치학원 키워드로 신빙성을 제공하고, 라이팅으로 타깃을 좁힌 전문성을 강조했다.
다른 예로 내가 탈모샴푸를 팔 때는 [34억 탈모장인]으로 나를 팔았다. 나는 탈모 전문가도 아닌데, 34억 치 탈모제품을 팔아본 경험이 내 신빙성을 갖춰준 거다. 이 제품도 22년 기준 와디즈 탈모 부문 1위를 했다.
이처럼 타깃을 좁혀 [목표]와 [메이커]를 팔면 고객 유입(=문의)이 시작된다. 그럼 이렇게 유입된 고객을 어떻게 구매까지 전환시킬 수 있을까? 다음 에피소드에서. 피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