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내는 사람이 고객이다
“제가 파는 거 진짜 좋은 건데, 안 팔려요. 내가 생각해도 안 사고는 못 사게 만들었어요. ” 이 질문에 대한 나의 작고 소중한 2가지 사견을 전한다.
아, 읽기 전에 이전 글 [EPISODE4 _ 3배나 비싼데 3배 더 잘 팔아본 썰]을 읽고 와야 이 글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진짜 고객이 누구인가?
나는 영어 글쓰기 고액 과외를 고등학생 대상으로 팔았다. 내 고객은 수업을 듣는 학생일까? 아니면 수업료를 지불하는 학부모일까?
학부모다. 간혹 아주 똘망한 학생들이 직접 용돈 모아 신청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주 예외의 케이스다. 쉽게 생각하자. 돈을 내는 사람이 고객이다.
다른 예로, 마사지 기계의 고객은 누구일까? 마사지 기계를 직접 쓰는 우리 부모님? 조부모님? 그들도 마사지 기계에 지갑을 여는 고객이 될 수 있지만, 그들에게 선물을 하는 2030 세대도 고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마케팅 광고 세팅을 할 때는, 광고를 하는 타깃을 굳이 40-50대 여성으로 좁혀 잡지 않고 무타겟으로 잡는다는 얘기도 있다. 무작위로 광고를 뿌려보고 거기서 반응을 하는 타깃으로 AI가 좁혀나가는 게, 더 최적화에 효율적이라는 거다.
어쨌건 내 제품에 돈을 내는 사람을 진짜 고객으로 삼고, 그 고객한테 팔았나 물어봐야 한다.
둘째. 고객의 두 번째 질문을 해결했는가?
내 고객인 학부모의 문제는 뭘까? 그들의 질문으로 관점을 바꿔보자.
(1) 자식의 시험 점수, 무조건 만점이 나올 수 있을까? ➙ 첫 번째 질문이자 가장 집중할 문제
(2) 만점을 만드는데 총 얼마가 필요할까? ➙ 두 번째 질문
(3) 만점을 만드는데 얼마나 걸릴까? ➙ 세 번째 질문
무언가 만들어 파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반드시 첫 번째 문제에 가장 집중해야 한다. 첫 번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제품이 죽는 데까지는 시간문제다. 따라서 하나의 문제에만 집중하라는 마케팅 세상의 소리가 참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하나의 문제를 잘 풀어줬는데도 구매가 저조하다면, 구매를 막는 두 번째 질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질문이야 말로, 판매자 입장에서는 사소하고 쉽게 들어줄 수 있는 사안인데 구매자 입장에서는 구매를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 나는 내 학생들의 글쓰기 시험 점수를 만점 만들어주는 데는 자신 있었다. 따라서 첫 번째 질문이자 가장 집중할 문제인 “만점 만들어줄 수 있어?”는 아주 명확하게 풀어줄 수 있었다. 하지만 고객의 다음 질문이 중요하다.
“아.. 선생님, 그럼 만점 만드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이 질문이 세 번째 질문(만점을 만드는데 얼마나 걸릴까?)인 것 같지만, 사실 이 질문의 저의는 다음과 같다.
“아.. 과외가 꽤 고액인데.. 대출 이자 내고 생활비 떼고, 내 자식 시험 만점 만드는 것 따위에 내 예산 계획을 얼마나 잡아 둬야 하는 거지?…” (=만점을 만드는데 총 얼마가 필요할까?)
본인의 목적 [자식의 시험 점수 무조건 만점 만들기]를 달성하기 위해 총 얼마가 드냐는 질문이다. 시험 점수를 만드는데 기간이 얼마나 걸리느냐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시험의 경우, 못 보면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학생의 현 글쓰기 수준에 따라 “8주면 됩니다. 8주 후에도 점수 안 나오면 제가 무상으로 과외해서 만들어드릴게요.”라고 고객이 진짜 가려운 2번째 질문을 긁어줬다. 학부모는 8주 치의 수강료만 준비하면 되는 거다. 파는 내 입장에서는 사소하고 쉽게 들어줄 수 있는 사안인데, 구매자 입장에서는 구매를 결심하기까지 너무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더 쉬운데. 너무 글이 길어져서 다음 에피소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