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한다는 심정으로 안 멈추고, 안 고치고 일단 다 토한다
“엄마, 나는 결혼 전에 30명은 만나봐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겠어.” 엄마가 미친 소리라 했는데, 서른의 나는 30개 이름을 어렵지 않게 나열할 수 있다.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30명을 만났는지 모르겠다.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영어도 못하는 중학생이 혼자 미국 땅을 밟았는지, 그 고등학생이 어떻게 3개의 다른 미국 고등학교를 다녔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직장인이 어떻게 글쓰기 부업으로 6억을 만든 건지 모르겠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건 그때의 기세다, 기세. 목표점까지 치고 나가는 기세가 가능케 했다.
오늘은 [기세] 얘기를 해보고 싶다. 이는 부업으로 6억 만든 글쓰기의 비밀, 그 2단계에 해당한다.
[1단계: 시작] 아. 1단계는 지극히 사적인 서사로 시작에 99% 힘을 주는 방법인데, 자세한 내용은
#6억만든글쓰기의비밀-A 를 선독하고 돌아오길 추천한다.
[2단계: 중간] 중간에 고치지 않는다.
나는 글을 쓰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편인데, 그건 글을 써야 할 땐 눈앞에 바로 흰색 종이를 내미는 게 아니라. 꽤 오랜 시간 머리로 글을 써두기 때문이다. 샤워할 때나 자기 전, 머리로 글을 써두는 건 내가 특히 좋아하는 시간이다. 그러면 머리 말리면서, 자면서 기특한 뇌가 이 난잡한 글들을 정리해 준다.
어느 정도 머리로 쓰고 나면 실제로 글을 쓸 땐 그냥 쭉 적고, 적으면서 중간에 고치지 않는다. 쓰면서 생각이 안 나는 단어도 있고, 분명 더 나은 방법으로 표현할 공간도 있다. 내가 머리로 썼던 내용과는 다른 길로 새서, 추가로 쓰게 되는 내용도 있다.
토한다는 심정으로 안 멈추고, 안 고치고 일단 다 토한다. 토하다가 중간에 토 치우고 다시 토를 재개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렇게 다 토하고 나면, 비로소 논리정연하게 순서를 재배치하고 잘라내고 더 나은 표현으로 다듬는다.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의 대사를 다시 되뇌어 본다. “다혜야, 시험이라는 게 뭐야? 앞으로 치고 나가는 거야. 그 흐름. 그 리듬을 놓치면 완전 꽝이야. 24번 정답? 나한테는 관심 없어. 나는 오직 다혜가 이 시험 전체를 어떻게 치고 나가는가? 장악하는가! 그것에만 관심 있다. 실전은 기세야.. 기세.“
시험도, 승마도, 그리고 글쓰기도 기세를 타고 쭉 치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 끝] 시간 간격 두고 최소 3번은 대-충 읽는다.
대충 읽는 게 포인트다. 고객은 내가 원하는 대로 꼼꼼히 절대 안 읽는다. 이 글도 다 읽고 “중간에 고치지 말라는데?” 이렇게 한 가지만 기억해도 감사한 일이다. 따라서 글을 다 쓰고 나면 시간 간격을 두고 최소 3번은 읽는다. 어떻게? 이 글을 처음 보는 고객의 시각으로 대애애충 읽으면서, 어 이거 이해 안 되겠는데? 하는 부분을 고친다.
언젠가 어떤 작가님이 초고는 쓰레기라 했다. 독자에게 초고 수준의 글을 건넨다는 건, 그들의 시간을 뺐는 일이라며. 나는 그 말을 내 내장에 새겨야 할 말이라 생각했다. 세상에 선보이기 전에, 그것도 파는 목적을 가지고 내 보이는 글에는 적당한 퇴고란 없다.
그 퇴고 어떻게 하는 건데?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