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던 책을 덮게 되는 3번의 순간

딱 1분만 투자하면 된다

by 배작가

아무리 독서를 해도 내 삶이 변하지 않는다면 묻고 싶다. 책을 덮어봤는가? 나는 책을 펼쳤을 때가 아닌 책을 덮었을 때 변화에 가까워질 수 있다 믿는다.


책을 덮게 되는 순간은 3가지로 나뉜다.


(1) 허공 1분 타임을 위해


허공 1분 타임이라는 게 있다. 어떤 책이나 영화를 보든 끝나고 나면 허공을 보며 내가 배운 것을 한 줄로 정리해 보는 거다.


딱 1분만 투자하면 된다.


아무리 기대 이하의 책, 영화였어도 한 가지는 배운 게 있다. 기왕 내 시간을 투자해 콘텐츠를 소비했는데 거기에 1분만 더 투자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 그리고 이 차이의 합은 상당히 크지 않을까. 치사하게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만 알려줬던 방법이다.


(2) 몸이 소화하기 위해


책도 급하게 읽으면 체할 수 있다. 음식도 급하게 먹어 체하면, 그 음식이 오마카세라 할지라도 소화할 수 없다.


책도 읽어내는 것에만 집중하면, 어떤 깨달음도 가져가기 어렵다. 내 손가락은 책 마지막 장까지 닿았는데 정작 내 뇌는 무슨 책을 읽었는지 모르고, 내 몸은 퇴근길 지옥철에 실려가는 것이다.


책을 읽다 소화가 필요한 문장을 만나면 책을 덮어보자. 나는 책을 읽다 기쁨, 안도, 슬픔, 불안, 놀람, 자부심, 사랑의 감정을 만나면 왕왕 책을 덮는다.


내가 읽다 말고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을 때. 책을 덮고 일어나 방 안을 서성거린 문장을 공유하고 싶다.


“책을 읽고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발견했을 때. 깊이 생각하여 새로운 이치를 깨달았다 싶을 때. 혼자 생각한 이치를 훌륭한 사람이 쓴 책에서 다시 확인했을 때, 저는 행복을 느낍니다. 어떤 때에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일어서서 방 안을 서성거리기도 합니다." <2008년 3월 봉하에서 띄우는 편지> 대통령의 글쓰기 中


한 술 더 떠 친구에게 이 문장을 소리 내 읽어줬다. 떨떠름한 그의 표정을 뒤로하고, 나는 이 문장을 기쁜 마음으로 소화했다.


(3) 행동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본격 시작하기 앞서, 관련 책을 쌓아두고 읽었다. 읽다가 인스타그램 프로필의 색감을 통일하면 좋다는 내용을 만났다. 오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지 않는 게 핵심이다. 그 자리에서 책을 덮고 프로필 컬러를 빨간색으로 통일시켰다.


행동은 독서의 일부분이다. 독서 따로 행동 나중의 마인드로 읽으면서 나중에 진짜 한 경우가 있던가.


인스타그램 책에서 별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다 읽었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비루한 내 기억력. 하지만 직접 행동에 옮긴 ‘컬러 통일의 중요성’만은 생생히 기억한다. 이렇게 글로 써 내려가기까지 하지 않는가.


뜬금없다. 갑자기 왜 독서법을 알려주는가? 내가 책을 쓰고 있는데 왕왕 덮을 만한 글을 쓰자는 스스로를 향한 다짐이자, 미래 독자 선생님을 위한 당부다. 솔직한 내 의도는 그렇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 끝이 다른 작가의 독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