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는 마음을 받는다는 것

그래서 이 마음을 받을 때마다 뭐라도 해야 했나 봐요

by 배작가


“언제나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너라서 참 좋다.” 저는 이 마음을 잘 알아요. 과거의 저는 아끼는 사람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었고요. 요즘은 다양한 분야의 선생님으로부터 읽어주는 마음을 받고 있어요.


예를 들어, 수십 명의 선생님이 제가 쓴 <목차>를 읽어주시겠다고 지원해 주셨거든요. 깜짝 놀랐어요. 3분만 지원해 주셔도 기쁘겠다 생각했거든요.


그런 마음은 희귀하고, 또 귀중하잖아요. 그래서 이 마음을 받을 때마다 뭐라도 해야 했나 봐요.


결과적으로 단 한 분도 동일한 <목차>를 읽지 않았어요. 피드백을 받으면 실시간으로 목차를 고쳤고, 고친 목차를 다른 선생님에게 순차적으로 공유했거든요.


일반적으로 한 개의 글을 적고 이 글이 세상에 내보여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글을 읽어줄까요?


회사에서는 대게 1-2명이 읽어줬던 것 같아요. 회사 밖에서는 그마저도 없죠.


이 글 또한 저 말고는 아무도 본 사람 없이 세상에 보이게 될 거예요. 보통의 글이 그래요.


하지만 <목차>와 같이 중요한 글은 몇 십 번이고 몇 백 번이고 읽히면 좋겠다 바랬어요. 제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어요.


(1) 모든 선생님께 동일한 초고를 보여주고, 피드백을 모아 한 번에 수정한다.

(2) 단 한 분의 선생님에게만 초고를 보내 피드백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나머지 선생님에게는 매시간 개선된 초고를 보낸다.


제가 회사에 소속되어 있었다면 1번이 보통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백수는 꼭 그럴 필요가 없잖아요? 즉슨 2번을 선택할 수 있음이 곧 제 경쟁력이에요.


실시간 수정 작업은 글의 일관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요. 저는 이 선택으로 아찔한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을 다음 에피소드에서 자세히 나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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