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하나로 화나게 만드는 법

<이> 모호한 문장으로 난 화를 풀어들이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해 봅니다

by 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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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보실 문장 하나로 화가 날 수 있음을 미리 경고 드립니다. 제가 실제로 협력 업체로부터 전달받은 문자를 다소 가공했습니다.


"이 내용은 제가 본사와 얘기를 해봐야 되는 부분이라, 약간의 시간을 주시면 제가 이것저것 잘 좀 이렇게 처리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협력 업체가 제공한 제품 중 상당수가 불량품으로 확인돼, 앞으로 불량률을 줄이겠다는 건데요.


우리는 이야기를 할 때 <이 내용은, 이 부분은, 이런 일은, 이렇게, 이것은, 이번에>와 같은 <이>로 시작하는 애매한 표현을 과도하게 사용하곤 합니다. 말할 때는 문맥상 의미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단어들이 글쓰기에도 자주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쓴 글을 고치는 과정에서 <이>가 모호하다 싶으면 <이>를 구체화하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과 <부분>은 <3일 자로 납품된 X 제품 중 불량률이 5% 이상 발견된 것>으로 구체화할 수 있고요.

<이것저것>과 <이렇게>는 <본사와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겠네요.


그대로 본 문장에 대입해 볼게요.


"3일 자로 납품된 X 제품 중 불량률이 5% 이상 발생된 것에 대해서 제가 본사와 얘기를 해봐야 합니다. 약간의 시간을 주시면 제가 본사와 해결 방안을 논의해 앞으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조금 낫지요? <이> 모호한 문장으로 난 화를 풀어들이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해 봅니다. 위 문자를 받으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 또 질문이 생기거든요. “해결 방안에 대한 회신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이 질문 또한 막아보지요.


"3일 자로 납품된 제품 중 불량률이 5% 이상 발견된 사항에 대해, 본사와 원인 파악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15일까지 해결 방안을 회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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