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태우며 사는 글은 뭐가 다른가

저 지금 결제할게요! 6개월 할게요!

by 배작가
오늘 에피소드가 생각해 볼 거리(food for thought)를 줬다면, 배작가 프로필 상단의 팔로잉을 눌러 즐겨찾기 추가해주세요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려 주세요. 언젠가 다시 돌아와서 읽으.jpg


애태우며 PT 서비스를 구매했습니다. 의구심을 안고 시도한 첫 PT 체험은 마치 첫눈에 반한 것 같은 감정을 선사했습니다. 정말이지 쏙 마음에 드는 거예요. 다른 업체를 가볼 필요도 없었어요. 이런 마음은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체험 후에 상담을 요청했고, 당연히 구매 제안이 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요.

제가 PT를 원하는 스케줄을 물어보시더니 그 시간대는 현재 자리가 없다는 거예요. 대기 명단에 넣어주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이때 조금 당황했어요. 그래서 원하는 시간대가 아닌 “가능한” 시간대를 모두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제가 말한 어떤 시간대도 지금은 자리가 없는 거예요. “그럼 언제 가능한 거예요?" 어쩜, 제가 불가능한 시간대만 알려주시는 거 있죠. 선생님은 최대 2주 정도만 기다려달라고, 그때까지 자리가 안 나면 다른 PT 업체를 소개해 주시겠데요. 그렇게 카드 한번 안 내밀고 그곳을 나오게 됐습니다. 어리둥절했어요.

저는 2주 동안 기다렸어요. 다른 PT 업체도 안 가고요. 2주가 흐르는 동안 꼭 거기서 받아야겠다고 결심했을지도 모릅니다. 한 달도 기다릴 수 있었어요. 마음 한편에는 내가 마케팅 기법에 넘어간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요. 보여주기식 밀당이라면 며칠 안에 연락이 와야 하는데, 2주가 다 돼도 연락이 없는 거예요. 애가 무진장 탔어요. 딱 2주가 되는 날, 자리가 하나 생겼다며 연락이 오셨지요. 시간대가 제 스케줄에 완벽하게 맞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두말할 것 없이 답했어요. “저 지금 결제할게요! 6개월 할게요!”

애가 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50% 세일 오늘까지!” “두 번 다시없을 70% 세일!”와 같은 광고 문구 많이 접하게 되잖아요. 현명해진 우리는 더 이상 이런 문구에 애태우지 않습니다. 광고를 하는구나. 내일 또 세일하겠지. 아니면 다음 주에 하겠지. 태연한 마음으로 화면을 넘깁니다.

팔리는 글쓰기 수업을 들어보면 데드라인을 정해주고, 그 데드라인까지 고객을 밀어붙이는 형식의 워딩을 써보라고 배웁니다. 잘못된 게 아니라 이제 흔해진 마케팅 기법이라는 얘기입니다. 흔한 마케팅 기법을 알기 위해서 이 글을 읽으시는 것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저는 <시간의 수>를 두는 글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다음 에피소드에서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