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집 밥 탐구
퇴근 후 피곤함을 얹은 채 집에 돌아오면, 작은 반려견의 눈길 하나, 기대어 오는 무게 하나가 집사 마음의 비타민이 됩니다. 때로는 소파에 나란히 누워 있는 것만으로 마음 한구석에 구겨져 있던 여러 감정들이 치유되는 것 같습니다. 반려견은 그 존재만으로도 집사의 마음을 환하게 밝히며, 비타민처럼 삶을 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댕댕 예찬)
하지만 이런 ‘댕타민’을 받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건강한 마음의 비타민이라면, 우리는 그들에게 ‘진짜’ 비타민을 챙겨줘야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의 건강도 그냥 배부른 밥 한 끼로만 채워지는 건 아니니까요.
자연의 식재료에는 대체로 소량의 비타민이 들어 있고, 그 적은 양마저도 재료를 씻고 조리하는 과정에서 쉽게 손실됩니다. 그중 수용성 비타민은 조리방법에 따라 100%까지 손실될 수 있어요.
비타민 B군 중 열에 가장 취약한 티아민의 잔존율은 육류를 팬에 구웠을 때(중불, 붉은 기 없어질 때까지) 25%, 찜 쪘을 때(45분) 20%, 삶았을 때(1시간) 0%로 나타납니다. 수용성이니 식재료가 물에 닿지 않을수록, 열에 취약하니 열 노출 시간을 줄일수록 이들을 잘 보존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호두 집 밥은 아래 4가지 사항을 지켜 만듭니다.
1) 재료 씻을 때 물에 닿는 시간 최소화 하기
2) 재료별로 조리시간 조절, 열 노출 시간 줄이기
3) 물에 직접 닿지 않는 찜 조리법 선택
4) 찌는 동안 침출수(육수) 모아 밥에 넣기
사실 이렇게 해도 티아민은 권장량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어서, 영양효모(Non-GMO)를 이따금씩 밥에 뿌려줍니다.
지용성 비타민은 수용성 비타민보다는 조리 후 잔존율이 높습니다. 육류를 팬에 구웠을 때(중불, 붉은 기 없어질 때까지) 비타민 A 65~85%, 비타민 E 80~90% 정도 수준이고, 육류의 찜 시간을 15-20분 내로 한다면 비슷한 수준으로 보존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사람과 개의 신체에서 비타민이 하는 일은 동일하고, 결핍/과잉 증상도 비슷합니다. 대신 두 종이 보유하고 있는 효소의 활성 상태와 활성도의 차이가 영양소 대사 능력을 다르게 만듭니다.
비타민 C
예를 들면 개와 고양이는 포도당을 비타민 C로 합성할 수 있는 산화효소(gulonolactone oxidase, GULO)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사람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이 효소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비타민 C를 합성 수 없습니다.
비타민 D
반대로 사람은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 D3를 합성할 수 있지만, 개는 그럴 수 없습니다. 개의 몸에는 비타민 D3 전구체(7-dehydrocholesterol, 7DHC)를 콜레스테롤로 전환시키는 효소(7-dehydrocholesterol-reductase)의 활성이 높아서, 비타민 D3로 광화학 전환을 일으킬 7DHC의 양 자체가 매우 적게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또한 사람에게는 비타민 D3가 비타민 D2보다 더 높은 생리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는 두 형태 모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됩니다.
호두의 집밥에 비타민 D 공급원은 생선
주로 뼈가 없는 손질 볼락을 즐겨 사용하는데, 이 볼락에는 비타민 D3뿐만 아니라 EPA, DHA까지 넉넉하게 들어있어 집밥의 오메가 6:3 비율 균형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어 구운 볼락을 반려견에게 준다면, 5kg 댕댕이에겐 23g, 10kg 댕숙이에겐 39g, 15kg 댕돌이에겐 54g으로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D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요구량 95 x (Body Weight^0.75)로 계산]
[비타민 D, NRC 2006 권장량 기준]
볼락 외에도 달걀노른자, 고등어, 팽이버섯도 비타민 D 공급원으로 활용하고요.
같은데 다른 듯 비타민 A
사람과 개는 베타카로틴을 비타민 A(레티놀)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개의 이 전환율은 고양이보다는 높고 사람보다 낮게 추정되지만, 대구 간유(레티놀)를 먹은 개와 당근(베타카로틴)을 먹은 개 사이에 간 내 비타민 A 수치에 차이가 없었음을 고려하면, 개도 사람과 같이 동물 및 식물성 식품 모두에서 비타민 A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 A를 과잉 섭취하면 사람과 개 모두에게 독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는 소변을 통해 비타민 A를 빠르게 배출하기 때문에, 사람보다 더 많은 양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성인의 비타민 A 섭취 상한선은 일일 권장량의 약 4배이지만, 일반 성견의 경우 약 42배에 달합니다. 여분의 비타민 A를 처리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탁월하지요?!
이처럼 사람과 같거나 다르게, 개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과 효율적인 식재료가 어떤 것이 있는지 찾다 보면 반려견 집 밥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좀 더 오래- 함께 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오늘의 작은 정성이 내일의 댕타민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세상 모든 반려견 집 밥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