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뱃살로 돌아왔다

반려견 집 밥 먹였더니 살이 찌네?

by 배이비


20231213_153001.jpg 주니까 먹는 댕


호두에게 집 밥을 먹인 후 점점 살찌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산책할 때 마주치는 동네 주민들이 한 마디씩 건넵니다.


‘호두 살찐 거 같아!’

‘너무 잘 먹이는 거 아니야?

‘엄마가 많이 사랑하나 보네’’

‘사람보다 더 잘 먹네!’ 등등


이런... 별 얘기 아닌데 집사의 갬성을 조금 후빕니다. 소중한 반려견, 그 짧은 견생을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어서 시작한 건데… 비만은 안 된다...


중성화 때문인가? 역시 집 밥의 소화흡수율이 너무 뛰어났나?! 등등 부가적인 이유를 찾아보지만, 결론은 하나, 필요 이상의 음식을 주었기 때문에 살찐 겁니다. 네.. 당연히 개도, 사람도 에너지 섭취와 소비 사이에 균형이 맞아야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겠지요.


어디서 이런 에너지 불균형이 왔는지 반려견을 위해 차분한 마음으로 살펴봅니다.



중성화 후의 작은 변화들


호두는 생후 7개월에 중성화 수술을 했습니다. 정말 안 지치나 싶었던 개방정시절을 지나니 3살 이후부터 급격히 차분해며, 눈에 띄게 활동량이 줄었습니다. 과천선일까요? 이때부터는 산책을 해도 뛰는 일은 거의 없고, 어르신들 꽃구경하듯 풀냄새를 음미하며 한걸음 한걸음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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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풀도 뜯고, 잠도 자면서, 산책을 여유롭게 만끽하고요


실제로 중성화한 개들은 활동량이 감소하고 식사량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들의 일일 유지 에너지 요구량은 적게는 5%, 많게는 25%까지 감소한다는 연구들이 존재합니다. 이외에도 개의 에너지 요구량, 비만 관련된 자료들은 중성화한 반려견이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하려면 운동량을 늘리거나 식사량을 덜어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이, 곧 다섯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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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 뽀짝 아가시절



개의 나이는 자견(강아지) 0~12개월, 성견 1~7세, 노견 7세 이상, 이 세 단계로 구분합니다.


호두는 어느덧 다섯 살이 되어갑니다. 아직 젊은 나이라 할 수 있지만, 반려견과 이별의 순간이 빠르게 도래했던 때를 떠올려보면, 지금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건강한 노령견을 목표로 매일은 아니어도, 호두가 좋아하는 신선한 집 밥을 만들어 주곤 합니다.


사람과 개는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소비가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점점 노화가 진행될수록 근육량은 줄어들고 지방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경향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개의 활동성 감소 시기는 품종과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7세 이상의 개는 3~7세일 때보다 10-15% 정도 적은 에너지를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FEDIAF). 반려견들도 나이 들수록 식사량에 신경 써주어야 합니다.



개의 식사량과 수명


그렇다면 식사량을 어느 정도 조절해야 할까요.


래브라도 레트리버를 오랫동안 관찰한 연구에서 장수견들(15.5세 이상)의 체지방율과 근육 손실률은 기대 수명(9~13세)만큼 산 그룹보다 느리게 증가하고, 느리게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동일한 사료를 먹었을 때, 평생 25%의 칼로리 제한 식사를 한 개들(75% 섭취)이 대조 그룹(100% 섭취)보다 무려 1.8년을 더 살았습니다.

대형견의 수명에서 1.8년의 의미를 생각하면, 평생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하고 체지방 축적을 줄이는 건 보호자와 함께 할 평생의 프로젝트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댕댕이를 날씬이로 만들려면


먼저 반려견에게 알맞은 식사량을 찾아줍니다.


댕댕이들도 하루를 살아가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를 유지 에너지 요구량(Maintenance Energy Requirement, MER)이라 하고, 여기에는 기초 대사와 신체 활동, 소화 및 영양소 흡수, 신체 온도 조절을 위한 에너지가 포함됩니다. 앞서 나온 칼로리 제한이나 에너지 요구량 감소는 이 MER(kcal)을 기준으로 설정됩니다.


자, 숫자가 많지만 우리 집 댕댕이에게 해당하는 MER(kcal)을 찾아봅니다. 시판 사료를 먹고 있다면 한 컵에 약 몇 칼로리를 제공하는지 확인해서 댕댕이에게 적합한지 비교도 해보고요.


3kg.jpg 3~16kg
17kg.jpg 17~30kg


예를 들면 호두는 지금 13kg 후반이고 중성화 수술 이후 활동량이 줄었으니, 650kcal를 초기 MER로 설정합니다. 이 중 90%인 585kcal는 식사로, 10%인 65kcal는 간식으로 줍니다. 여기에 맞춰 식사를 주었을 때 반려견 살이 찌거나 빠진다면 650kcal에서 5~10% 가감하여 체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MER과 식사량을 찾아갑니다.


호두는 650kcal에 맞춰 음식을 줬지만 살이 찌는 것 같으니까, 10% 줄인 585kcal를 급여하고 1~2주 후의 몸상태를 살펴볼게요.



다음으로 간식량을 확인해 봅니다.


간식은 MER의 10%를 넘지 않는 선으로 주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10%는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지 않는 양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간식 급여량의 기준이 되곤 합니다. 잠시 고백하자면.. 간식을 그렇게 많이 주는 것 같지 않은데, 이게 또 계산해 보면 집사의 갬성이 넘쳤구나... 싶은 그런 게 있답니다.


당분간 호두에겐 58kcal의 간식이 최대가 될 텐데요, 찐 호박 고구마 35g(55kcal), 삶은 난황 1개(57kcal), 삶은 닭가슴살 45g(57kcal) 정도 되네요!


20211216_145409.jpg 당분간 뻥튀기 금지...


마지막 활동량 높이기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총 3시간 정도 산책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오래 산책 시키거나 공 던지기 같은 놀이로 펄쩍펄쩍 뛰게 만들면 좋겠지만.. 평일에는 쉽지 않습니다. 집에서라도 폴짝거릴 수 있게 공놀이라도 열심히 해줘야겠습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호두의 모습과 전국 방방곡곡의 댕댕이들이 날씬한 모습으로 건강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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