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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을 선물하는 한라수목원

by 배은경

한라수목원 근처에서 강의가 있는 날은 일찍 도착해서 1시간 코스로 가볍게 한라수목원을 다녀온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바람이 전해주는 향기, 이름 모를 새소리 합창을 들으며 걷다 보면 자연의 경이로움에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한라수목원에서 좋아하는 코스가 죽림원(대나무 숲)이다. 발바닥에 집중하고 천천히 걸으며 대나무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에도 귀 기울인다.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대나무는 힘을 빼고 유연게 바람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탄사를 연발하며 웅장한 대나무를 바라보다가 나는 멈췄다. 양발을 벌리고 대나무의 뿌리를 상상하며 체중이 발바닥에 고르게 게 한다. 단단하지만 편안하게 서서 하늘을 향해 양팔을 활짝 펼쳤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숲 사이에서 대나무의 리듬에 맞추어 몸을 움직인다. 바람결을 따라 대나무와 함께 춤을 추다 보니 요함이 찾아온다. 자연과 교감하는 나에게 나무 숲과 바람이 요함과 평온함을 선물해 준다.


웅장한 대나무 숲에서 나 자신과 소통하며 대나무처럼 곧고, 강인한 유연성과 단단함을 느껴본다.


소소한 일상에 감동하고, 감사하며, 고요함으로 평화가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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