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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빈 Feb 01. 2024

블랙빈에게 쓰다

31 타이밍과 아슬아슬한 경계

위험을 감수할 의지가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흥미로워진다. 물론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도 중요하다.(p191)


목소리를  낮게 깔고 권위있는 척하며 음란전화를 하는 사람을 향해 일침을 가하며 용기있게 해야 할 말을 계속 할 수 있는 강심장을 지닌 낸시 같은 여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


어느날 갑자기 걸려 온 음란 전화를 받게되면 낸시처럼 전화를 건 사람의 양심을 되찾아주는 지혜를 발휘 할 용기와 담력이 여자에게는 아직 없다. 해서 여자는 그저 겁에 질려 아무말도 못하고 바들바들 떨거나,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전화를 끊는 것으로 일단 상황을 모면하고, 이내 통신사로 달려 가 집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할것이다.


물론 단순히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으로 마음에 생긴 공포와 더러운 기분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그렇게 벗어난 것으로 난감했던 상황을 지우려고 애쓸것이다.


애쓰는 그 시간동안 힘없고 운나쁜 피해자가 된 여자는 문득 문득 떠오르는 불쾌한 기억과 싸우며 상대방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내면이 흔들리는 고통에 휘청거릴 것이다. 그때마다 못마땅한 기억 속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자신의 온 에너지를 쏟을테지만 그 시간이 쉽게 흘러가진 않을 것이다.


해서 여자는 자신이 가진 내력의 에너지를 쓰며 자신에게 생겨나는 공포스러운 일련의 사건이나 사고 같은 외력을 당차게 혹은 유머러스하게 대응하고 대꾸하는 낸시같은 내력이 장착되려면 바위 같은 견고함과 노자의 유연함이 더해진 수련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삶에서 배워야 할 것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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