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랙빈 Jul 25. 2023

올드우먼의 리딩과 라이팅

16 올드우먼의 리딩과 라이팅, 잠시 멈추다

2022년 12월에 브런치 작가가 되고 29일에 첫 번째 글 발행을 시작으로 7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편씩 내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글로 썼다.


의식이 생각하는 것을 글로 쓰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혹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가면서도 불안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내가, 정말 내가 맞는지 아니면 꾸며낸 내가 하는 말인지 헷갈렸고, 학습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해 놓고 그 방향으로만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글로 의식의 흐름의 방식을 주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순간순간 혼란스러웠다.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의 작가 낸시 슬로님 에러니의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서만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문장을 읽으면서도 나는 과연 글을 쓰는 행위로 내 마음을 알아가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했다.


쓰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다고 혹은 생각만큼 괜찮지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글이 달라졌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글이 그러하듯 어느 날을 썰물이 되었다가 또 어느 날은 밀물이 되면서 내 안의 감정에 이리저리 휘둘렸다. 슬픔을 슬픔으로, 기쁨을 기쁨으로, 화남과 분노를 삭이는 과정이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았다.


글쓰기 전에 가지는 십여분의 짧은 명상이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7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글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도 못하고 또 드러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보이고 드러나는 것들로 떠오르고 가라앉는다.


힘든 일을 혼자 하기 벅차서 예전 은유의 『쓰기의 말들』에게 도움을 받았듯이 8월부터는 낸시 슬로님 에러니의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의 도움을 받아 글쓰기를 해 볼까 한다. 그녀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자전적 에세이 쓰기로 ‘나에게 쓰다’를 써나가면서 바람처럼 이리저리가 아니라 비처럼 눈처럼 어느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글쓰기가 되길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 올드우먼의 리딩과 라이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