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책, 삶의 지표가 되다
책을 읽다 보면 삶의 지표에 점을 찍게 만들어주는 책을 간간히 만난다.
책의 제목부터 심쿵하게 만드는
바이런 게이티의 『나는 지금 누구를 사랑하는가』,
박노해의 『너의 하늘을 보아』,
신형철의 『인생의 역사』,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티케의 『미움받을 용기』,
에크하르 톨레의 『고요함의 지혜』,
강신주의 『감정수업』,
데이비드 리코의 『내 그림자가 나를 돕는다』,
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
은유의 『쓰기의 말들』,
김용택의 『시가 내게로 왔다』,
양철주의 『종이 위의 산책자』,
정재찬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신재식의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신영복의 『처음처럼』,
배철현의 『인간의 위대한 질문』,
이요셉의 『하느님의 시간을 걷다』,
권재술의 『우주를 만지다』,
팀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
타일러 러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지성만이 무기다』,
박경리의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에이모 토울스의 『모스크바의 신사』,
지월의 『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
나태주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에릭 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임세원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박웅현의 『문장과 순간』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이사벨 아옌데의 『세피아빛 초상』
적다 보면 끝이 없다. 이 세상에 책은 너무 많고 그중에서 내 눈에 들어오는 책은 한정적이다. 아는 것 역시 그 폭이 좁다. 넓히려고 노력 중이지만 만만치가 않다. 본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그러지 말자고 결심하지만 결심할 때뿐이다. 이내 눈에 와닿는 제목의 책만 고른다.
그나마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야 조금 달라졌다. 이웃블로거님의 포스팅을 보며 내 결이 아닌 타인의 눈길이 닿아있는 책에도 다가서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 읽고 싶은 마력을 가진 고전문학부터 두께와 내용의 남다름에 빠져들기가 쉽지 않은 벽돌책과 가볍게 다가가기가 어려운 심리학이나 철학 관련 책들은 블로거님들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손이 가지 않았을 서적들이었다.
『나는 지금 누구를 사랑하는가』로 사랑의 대상을 찾고, 『너의 하늘을 보아』로 가끔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진다. 『고요함의 지혜』로 내 안의 고요함을 들여다보고, 『문학의 숲을 거닐다』로 나만의 문학의 숲을 거닐고, 『쓰기의 말들』로 쓰고 싶은 것을 적어가며, 『미움받을 용기』와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로 사람들을 편 가르기도 한다. 『타이탄의 도구들』로 삶에서 가지고 있어야 할 나만의 도구를 챙기고,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로 늙음과 죽음으로 가는 길에 버려야 할 것들을 고르고, 『문장과 순간』으로 책 속의 문장과 순간을 잡아두면서 『세피아빛 초상』의 아우로라를 통해 나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인지를 묻는다.
그렇게 책은 인생의 순간에 질문과 답으로 점을 찍게 해 주고, 점에서 점으로 이어진 선으로 생각을 어어가게 만든다. 인생에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 길을 보여준다. 오늘도 빗소리를 들으며 7월 11일 타계하신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으며 내 삶에서 보이는 가벼움과 무거움을 찾는다.
그렇게 삶에 또 하나의 좌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