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기념일과 사업 선정 기념으로
이사장님께서
박달대게와 전복을 선물로 주셨다.
전 교직원 모두에게!
박달대게라는 종이 따로 있는 건지 알았던 나는
어떻게 쪄야 하나 검색하면서 알게 되었다.
박달대게는 '살이 꽉 찬 대게'였다는 것을!
더욱 기대를 품고
아직 살아 움직이는 대게를 기절시키고
찜솥에 넣었다.
어디 하나 빈 곳 없이 꽉 찬 박달대게를
남편과 나는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아들은 게가 맛이 없다며
치킨너겟을 반찬으로 저녁을 먹었고
엄빠가 신나 하면서 냠냠 먹는 모습을 지켜봤다.
"엄마아빠!
결혼기념일까지 내가 돈 많이 모으면
박달대게 사줄게."
박달대게 맛만큼이나 달콤한 아들의 말에
우리 부부는 감동을 받고 서로를 쳐다보았다.
열 손가락과 가위를 사용해 가며
입가에 묻히면서까지 치열하게 먹은
서로의 모습을!
그런 우리 모습을 보며
아들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엄빠가 박달대게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박달대게가 비싸서 엄빠는 처음 먹어보는구나!
내가 돈 벌면 사줘야지!
자기는 먹지도 않고
엄빠만 신나서 먹는데도
"박달대게-> 엄빠 먹는 모습-> 비싼 음식이구나-> 결혼기념일에 사줘야겠군!"
이렇게 연상해 줘서 고맙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