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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끼다

by 기다림

대학생들의 시험기간

그래서 나한테는 조금의 여유가 있다.

시간이 나니 떠나고 싶어졌다.


더운 여름, 추운 겨울

방학을 이용해 제주도를 방문했었다.

날 좋은 4월의 봄, 제주는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급 계획해서 떠나보았다.


목요일 저녁 비행기로 출발해서

토요일 밤 비행기로 돌아오는 2박 3일 일정

학기 중에 비행기를 타는 건 처음이라 더욱 설렜다.

아들도 금요일 하루 학교를 안 간다고 좋아했다.

그렇게 저녁 비행기를 탔다.


준비성 철저한 아들은

비행기를 타자마자 안전벨트를 맸다.



"엄마, 이거 어떻게 풀어?"


맨 벨트를 풀고 싶어진 아들이 물었다.


"끝까지 제껴야지!"

"제끼는 게 뭐야?"

"반대로 젖히라고. 얘를 당겨야지."



제끼다

젖히다, 제치다, 당기다, 넘기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쓰일 수 있다.



아들이 이 단어를 모르는 걸 보니

아들 앞에서는 표준어 단어를 많이 썼던 것 같다.

그랬는데

나도 40대가 되고 보니 안 쓰던 방언들이 적재적소에 툭툭 튀어나온다.

우아한 아줌마가 되고 싶은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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