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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나

by 기다림

강한 바람이 산을 태우고 있다.

며칠 째 이어지고 있는 산불 소식에

마음이 착잡한 하루하루다.

불을 피하려다 불을 끄려다

사람이 목숨을 잃기도 하는 재난에

비가 내리길 애타게 기다린다.


이럴 때는 부모님께 전화를 해본다.

친정 엄마와 통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내일 비가 많이 와서 얼른 불이 꺼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나누었다.


"내일 비는 선나 온다카고 우짜노!"


강수량이 적을 거라는 예보를 보신 엄마는

속상한 목소리로 저렇게 말씀하셨다.


선나, 선나꼽재이

'선나'는 표준어로는 '조금'이다.
'아주 조금'이라고 강조하고 싶을 때는
'선나꼽재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조금'보다는 '선나'가

지금의 이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기 더 어울린다.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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