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리하다

by 기다림

우리 집에는 반려동물 두 마리가 있다.

거북이와 도마뱀

어쩌다 보니 파충류 두 마리의 집사가 되었다.

어제는 도마뱀을 챙기고

오늘은 거북이를 챙기는 날


남편이 거북이에게 사료를 줬다.

우리 거북이는 쬐~끔 답답하다.

함께한 지 5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밥을 먹을 때마다 버벅거린다.

물 위에 연결해 둔 육지에 먹이를 두면

올라와서 먹지 않고

물 안에서 육지를 머리로 들이받는다.

그럼 먹을 수가 없는데...

그렇게 몇 번을 박치기해야 육지로 올라온다.

성격이 급한가?


그런 거북이를 보며 남편이 말했다.


"얘는 쫌 어리하다"


오랜만에 들어 본 단어에 웃음이 났다.


어리하다

표준어로는 '어리숙하다, 어리바리하다'
정도의 뜻인데

'어리하다'라고 말하니
바보 같다고 놀리는 것 같기도 했다.

어리한 우리 집 거북아
오래오래 같이 잘 살아보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억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