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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Oct 11. 2023

대분수와 가분수

초3 아들의 여름방학 때 있었던 일이다.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되기 전, 2학기 수학을 조금이나마 공부해 보려고 문제집을 풀고 있다.

3학년 2학기 곱셈을 예습하다가 구구단이 빠르게 나오지 않아 괴로워하는 아들을 위해 곱셈을 잠깐 쉬고 1학기 때 재밌게 공부했던 분수로 넘어갔다.


진분수, 가분수, 대분수, 자연수...

3분의 3은 가분수였고

3분의 2는 진분수였다. 어렵다--;;

근데 오늘은 대분수와 가분수를 바꿔 쓰는 문제가 나왔다.


문제: 2와 2분의 1을 가분수로 바꿔라.


내가 바로 설명해 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뭐지? 어떻게 하는 거지? 당황스러웠다.


"엄마도 배운 지 오래돼서 잊어버렸어. 시간을 좀 줘봐."

하고는 머리를 굴렸다.


"자. 2는 자연수지? 2분의 2는 1이지? 근데 자연수가 2니까 2분의 2가 두 개겠지?"


어쩌고 저쩌고~

아들은 도통 이해가 안 되는지


"2가 왜 2분의 4야?"

"분모가 왜 2야?"

"분자는 항상 1이야?"

"2랑 2분의 1이랑 더하면 2분의 3 아니야?"


질문을  쏟아냈다.

그렇다면 다시!


"자연수랑 분수는 바로 더할 수 없어. 그래서 자연수를 분수로 바꿔서 더해야 해. 근데 여기 분모가 2잖아. 그래서 2분의~ 분수로 바꿔야 해."


한참을 설명하고 이해가 된 아들은


"아! 알겠어!"

하며 문제를 풀었고,

또 새로운 문제를 내보라고 했다.

그래서 2와 3분의 2, 1과 4분의 3 등의 문제를 냈다. 오래 걸려도 푸는 아들을 보니 기특했다.


짜증 나는 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설명을 듣고 이해하려고 한 아들의 자세가 너무 멋졌다.

그래서 문제를 몇 개 풀고는 아들을 안아주면서 칭찬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해하다니 대단해. 고생했어."

"아니야. 엄마야말로 고생했지. 고마워."

"이해하고 나니 기쁘다 그지?"

"응. 엄~칭 뿌듯해."


겨우 대분수 하나였지만, 아들은 대분수를 가분수로 바꿀 수 있게 되면서 많은 걸 느꼈을 거다.


무엇보다 끝까지 한숨 한번 쉬지 않고

잘 설명해 낸 나 자신에게도 칭찬을!!!


그나저나 4학년부터는 수학도 학원을 보내야 하나... 엄빠가 문과라 미안하다...

이럴 때 <문송합니다> 쓰면 되는 거죠?!

흑...(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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