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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Sep 25. 2023

아파트 물놀이장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그래서인지 아파트에서

임시 물놀이장을 개장했다.

우리 동 바로 앞 지상주차장을 폐쇄하고

큰 풀장과 미끄럼틀, 물 위 거대 튜브(?)까지.

전 날 설치된 모습을 보고는

'아이들이 재미있어할까?' 싶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라는데,

11시에 나간 아들은 4시 20분까지 놀았다.

가족여행에서 갔던 워터파크와 비교하면,

부족한 물놀이장임에도 불구하고

신나게 노는 아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같은 학교 다니는 동네 친구들을 만나

수영 경주도 하고 물속 술래잡기도 하고

같이 미끄럼틀도 타고...


아마 친구들과 같이 해서 더 신나는 게 아닐까?

형제 없는 외동이라

더 열심히 같이 놀고 시간을 보냈지만

친구가 더 좋은 어린이가 되었다.


아이들이 노는 곳 근처로 엄마들이 모였다.

아이 친구들의 엄마들은 이미 연대가 있어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대화도 나누고 아이들 간식도 챙겼다.

난 그중 한 엄마를 알지만,

그 연대에 불쑥 끼어들기가 어려웠다.


전학 간 학교에서도 반장을 하던 극 E였던 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I처럼 바뀌었나 보다.

일하는 엄마라는 핑계 아닌 핑계로

아이의 친구들 엄마와 어울리지 못했다.

그래서 미안할 때도 많았다.


그렇지만, 아들은 스스로 친구를 사귀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아들아, 엄마는 못 어울리지만,

네 친구는 네가 만드는 거라 굳게 믿으며!

오늘의 씩씩하고도 멋진 너를 열렬히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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