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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Oct 27. 2023

꼬라보다

대학교는 지금 중간시험 기간이다. 한 학기의 '반틈'이 지나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창 가을이 무르익어 갈 때 꼭 시험기간이고 이 기간에는 날씨도 좋다.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은 쉬어 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평소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점심을 먹고, 티타임을 가지며 동료 교수님과 학생들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반에서 기특한 친구들을 자랑하기도 하고, 우리를 힘들게 하는 친구들의 에피소드를 늘어놓으며 같이 화내주기도 다.


"수업 중인데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길래 그러지 말자고 했더니 휙 꼬라보더라고요!"

"네에? 꼬라봤다고요?! 너무하네 진짜!"

"그 시간 내내 꼬라보더니 다음 시간부터 안 나오더라고요."


핸드폰으로 게임하던 학생에게 주의 한 번 줬더니 꼬라보고는 다음부터는 안 나온다는 이야기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학생들 앞에선 티 낼 수 없었던, 하지만 상처가 됐던 사건들을 털어놓고 서로를 다독여주었다.


"꼬라보다"

'노려보다'는 뜻이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사전에서도 노려본다는 뜻이 담긴 '꼬나보다'의 경북방언이라고 정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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