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다림 Oct 18. 2023

매란도 없다

15시간 강의에 외부 프로젝트 2건, 외부 자문 1건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몸이 지쳤나보다.

매일 8시 20분이면 출근해서 10시 30분 수업 전까지 외부 일을 해내고, 10시 30분부터는 계속 강의, 피드백의 연속이었다.

일이 끝나면 집으로 가 육아 출근을 한다. 초등 아이의 밥을 챙기고 우리 부부 저녁도 먹어야 한다. 틈틈이 밀린 빨래까지 한다.

그리고는 아이의 공부를 봐줘야 한다. 학습지도 같이 풀고 영어 학원 숙제도 같이 한다. 하기 싫다고 매일 투정부리면 으쌰으쌰 일으켜서 끝까지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사실 이때가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다. 부글부글 활화산같은 마음을 붙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몸은 퇴근과 동시에 이미 지쳤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

게다가 긴긴 추석 연휴에 한글날 연휴까지...

쉬라고 있는 빨간 날이지만 양가 부모님들 챙기고 아이와 나들이 다녀오고 삼시세끼를 고민하다보면 온전히 나 혼자 쉴 수 있는 날은 없었다.

그렇게 6주를 보내고 나니 난 우리 엄마 말마따나, '매란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위궤양이 도졌고 피부도 엉망이 되었다.


매란도 없다

상태가 안 좋아보인다는 뜻이다.
피곤해보인다, 힘들어보인다, 지쳐보인다 등의 말로 대신해 볼 수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