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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Dec 06. 2023

가짜뉴스

내 주변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이 있다.

정치적 선동은 아니고

자신의 주변인들이 가짜뉴스의 대상이 된다.

나도 꽤 오래, 그리고 여전히 그의 주젯거리다.


2년 6개월을

다른 광역시의 학교에서 일한 적 있다.

그땐 지금보다도 훨씬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그리고 아들도 다섯 살이라 손이 많이 갈 때였다.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나 싶을 만큼

몸이 상해가면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냈다.

매일 기차를 타고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했다.

아침 출근 전 아들을 어린이집, 유치원에 맡겼고 수업이 끝나면 최대한 빨리 기차를 타고 아이를 데리러 갔다. 통근 기차표(기차 정기권)를 끊었기 때문에 지정석이 없어 퇴근길엔 매점 칸에 눈치껏 자리를 잡거나 그도 안 될 땐 서서 다녀야 했다.

근데 그 사람은 나를 남편이랑 어린 자식 버리고 타지에서 혼자 편하게 사는 부인, 엄마로 만들어 놓았다. 나랑 연락 한번 하지 않으면서 꽤나 구체적으로 거짓을 사실로 만들었다.


모교의 동료들과 교수님들은

나를 '독한 애'로 바라봤다.


가짜뉴스의 무서운 점은

이미 믿어버린 가짜사실을 '정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

아니라고 설명해도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기억했다.

그 사람이 만들어 낸 가짜뉴스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더 힘들었다.


그 사람은 여전히 나랑 연락 한 번을 안 하면서 아직도 엄청난 서사를 만들어 낸다.

이젠 그리 놀랍지도, 억울하지도 않다.


다만, 궁금하다.

"그는 왜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걸까?"

그 사람 나름의 살아남기 수단인 것 같다.

자기 능력, 실력을 키우고 그것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것 대신

남을 갉아먹는 을 선택한 것 같다.

몇 번의 가짜뉴스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때 도움이 된다는 걸 경험했으니 끊지 못할 거다.

그에게 가짜뉴스는 중독이다!


생산자인 그도

그의 가짜뉴스를 향유하며

함부로 남을 판단하고

손쉽게 무너뜨리는

죄책감이 없는 동조자들도

내 사람은 아닌 거다.

그들에게 아니라고 가짜라고 거짓이라고 말한들 듣지 않는다.



나는 나의 진짜 사람들과
남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내 힘으로
온전히
단단한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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