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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Feb 19. 2024

천지삐까리

기장으로 바람을 쐬러 나왔다.

가는 길에 양산 통도사에도 들렀다.

워낙 큰 사찰이고 날씨가 온화했던 일요일이라 차도 사람도 많았다.

우린 근처에 주차를 하고 소나무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대웅전까지 갔다.

구불구불 휘어진 소나무들을 느끼고

하늘 높이 올망졸망 매달린 솔방울들도 보고

배수로에서 도롱뇽과 그의 알도 봤다.


그리곤 기장에 있는 국립수산과학관에 갔다가

근처 해녀촌에 들러 저녁거리를 샀다.

포장을 기다리며 바닷가 산책을 했는데

거기엔 바다 다슬기(?)가 가득했다.

(찾아보니 정확히는 '갯고동')

갯고동이 천지삐까리

"여기 고동이 천지삐까리야!"


그렇다.

밟히는 걸음마다 갯고동이 있었다.

걸을 때마다 나던 빠지직빠지직 소리는

고동 껍데기 밟히는 소리였다.

고동이 천지삐까리인 걸 알고 나니

걸을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온통 갯고동이 펼쳐진 곳

갯고동이 엄청나게 많은 곳


"천지삐까리"

엄청 많다는 경상도 사투리

그 말이 절로 나오던 그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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