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2024년 새 학기의 시작
2학기와 달리 1학기는 '신입'생을 만난다.
스무 살 새내기 나의 학생들도
초4가 된 나의 아들도
새롭게 시작하는 아이들은
첫날의 긴장과 설렘 가득한 표정이다.
오늘 아침 나의 수업은
누군가에겐 대학의 첫 수업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긴장이 된다.
대학의 첫 수업에 대한 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이다.
별 것 아닌데도
내가 말하는 것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 하나하나
초롱초롱하게 듣고 있는 아이들은
무척이나 귀엽고 예뻤다.
내 눈에는 아직도 고등학생 같지만
스무 살이라는 나이에 걸맞게
어른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모습은
더 사랑스럽다.
이 사랑스러움의 유효기간을 알지만,
알고 봐도 늘 3월의 '처음'은 늘 반짝인다.
"안녕하세요?"
오전 수업을 들은 나의 학생이
오후에 나를 만나자 인사를 건넸다.
그래서 나는
"네. 안녕하세요?!"
하고 방긋 웃으며
어른인 아이들에게 존댓말로 대답해 주었다.
인사를 하고는
꺄르르 웃으며 지나가는 학생들의 대화가 들렸다.
"안녕하세요?는 좀 그런가?"
"그래 좀 그런가? 애 같은가?"
"우리 이제 대딩이니까 안녕하십니까? 어때?"
인사말 하나에 어른다움을 고민하고
대학생스러움을 만끽하고 싶은 아이들
시작할 때는 작은 것도 귀 기울이게 된다.
별 것 아닌 일도 설레고 즐겁다.
모든 것에 '기대'가 들어있다.
그 설렘이, 기대가 곧 현실로 자각되더라도
시작하는 순간의 모두는 반짝인다
시작하는 아이들의 반짝임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시작하는 아이들의 열정이
빨리 사그라들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년 선생으로서 나의 시작도
학생들 덕분에 꽤 반짝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