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다림 Feb 20. 2024

여백

지난 주말 통도사에 다녀왔다.

소나무들이 많았는데

이곳 소나무들은 구불구불 자유분방했다.

꽤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자란 소나무들은

키도 매우 컸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늘과 통도사 소나무

하늘 가득 솔잎과 솔방울이 달린 모습은

구불한 소나무 기둥들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이 모습을 보자니 떠오른 시가 있었다.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 도종환


하늘 높이 보이는 소나무의 잔가지와 솔잎, 솔방울들이 아름다워 보이는 건

넉넉하고 맑은 하늘 때문이었다.


여백은

부족해서 채워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여백 덕분에 소중한 것을 알게 되었다.


멍 때리기도 여백이 아닐까?

가득 찬 머릿속에 여백을 두어

소소한 기쁨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매거진의 이전글 삼식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