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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Mar 14. 2024

존재의 의미

우리 집에는 함께 한 지 5년이 된

거북이 한 마리가 있다.


엄지 손가락 만하던 거북이는 훌쩍 커버렸고

흔한 거북이라 붙여진 이름

'커먼 머스크 터틀'은 2022년에

멸종위기 CITES 3급이 되었다.

 이제 우리 집 커먼 머스크 터틀 까망이는

등록을 해야 키울 수 있는 귀한 아이가 되었다.


CITES 지정 전에

키우고 있었다는 증명이 가능한 사진을 준비하고 환경부 홈페이지에서

'협약 적용 전 획득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우리 집 커먼 머스크 터틀 까망이의 존재는

예전과 달라졌다.

평소 생물에 관심이 많은 아들은

CITES가 된 까망이를 극진히 모셨다.

잘 챙겨주지 않던 먹이도

달력까지 준비해 가며 챙겨 먹이기 시작했고

가끔은

"아이고, 우리 귀한 까망이!"

라고 불러주기도 한다.


까망이가 멸종위기가 아니었을 때와

멸종위기가 된 후 우리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옛말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는데

까망이의 CITES라는 자리는

우리의 태도도 변화시킨 것 같다.


자리, 지위, 위치, 자격 등에 상관하지 않고

지위고하 막론하고

귀하게 여기며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 기분이 들어

반성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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