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함께 한 지 5년이 된
거북이 한 마리가 있다.
엄지 손가락 만하던 거북이는 훌쩍 커버렸고
흔한 거북이라 붙여진 이름
'커먼 머스크 터틀'은 2022년에
멸종위기 CITES 3급이 되었다.
이제 우리 집 커먼 머스크 터틀 까망이는
등록을 해야 키울 수 있는 귀한 아이가 되었다.
CITES 지정 전에
키우고 있었다는 증명이 가능한 사진을 준비하고 환경부 홈페이지에서
'협약 적용 전 획득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우리 집 커먼 머스크 터틀 까망이의 존재는
예전과 달라졌다.
평소 생물에 관심이 많은 아들은
CITES가 된 까망이를 극진히 모셨다.
잘 챙겨주지 않던 먹이도
달력까지 준비해 가며 챙겨 먹이기 시작했고
가끔은
"아이고, 우리 귀한 까망이!"
라고 불러주기도 한다.
까망이가 멸종위기가 아니었을 때와
멸종위기가 된 후 우리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옛말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는데
까망이의 CITES라는 자리는
우리의 태도도 변화시킨 것 같다.
자리, 지위, 위치, 자격 등에 상관하지 않고
지위고하 막론하고
귀하게 여기며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 기분이 들어
반성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