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히지 않는 서랍

by 배화

한 달 넘게 닫히지 않는 서랍을 보고만 있다.


어느새 날씨가 쌀쌀해져서 긴팔 티셔츠를 꺼내고 서랍을 닫았는데 끝에 뭐가 걸렸는지 닫히질 않는다.

서랍 뒤로 옷이 또 떨어진 모양이다.

서랍장 앞에 침대가 있어서 큰 서랍을 빼내는 게 힘든데.

최대한 서랍을 열고 손을 넣어 보이지 않는 서랍 뒤를 휘저어 보았다.

역시 손에 걸리는 옷 하나가 있다.

다행히 바로 찾아서 기분이 좋군.

손에 걸린 옷을 꺼내보니 몇 년 전에 산 옷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다.

기억에도 없는 티셔츠.

누구나 그렇겠지만 입을 옷은 없는데 서랍마다 웬 옷이 꽉꽉 차 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바로 해결해서 다행이다.

꺼낸 티셔츠를 탁탁 털어 다시 접어 넣고 기분 좋게 서랍을 닫았다.


그런데!

또 서랍이 제대로 닫히질 않는다.


다시 서랍을 최대한 열고 손을 넣어 휘저어 봤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그 순간 드는 생각.

힘들어도 서랍을 빼야 하나,

아 하기 싫은데...


그냥 모른 척하기로 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제대로 닫히지 않은 서랍을 볼 때마다

앗 저거 해야 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의 할 일

내일 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