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서랍 #07
누구나
푼수끼 한 자락쯤은
술 한 잔에 들춰 보이지 않는 한
꽁꽁 감추고 살고
누구나
헤픈 웃음 한 음절쯤은
담배 한 개비에 뱉지 않는 한
삼키고 살고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아버지
집에서 기다리는 누군가는 있겠지만
혹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
어디선가 바라보는 누군가는 있겠지만
지금 이 시간쯤은
내가 나로서
나답게 살고 있다
아니, 애쓰며 살고 있다
잘 사는 거라고
최면까지 걸면서 살고 있다
외치고 싶을 거라고
그저 넘겨짚으며
전해지지 않을 위로를
살포시 전해본다
오늘 하루가 참 길었네요
오늘 하루도 참 애썼어요
그맘 내가 다 알아요
그저 내가 다 울게요
울지 말아요 당신
슬퍼 말아요 당신
고작 이런 말이
퇴근 인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