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서랍 #08
지척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난다.
같은 곳에 있었지만
같은 시간을 보낸 건 아니었기에
그와 그녀의 기억은
조금 더 아프게, 힘겹게 적혔나 보다.
이 사람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척박하다면 척박한 나날에도
깊은 샘 같은 사람들을 많이도 만났다.
그래서 내가 걷는 길이 메마르지 않은 듯하다.
나의 복이라 생각하면서도,
언제나 결론은 늘
그들 덕분이었다.
웃으면서 떠나서 다행이다.
웃으면서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종종 쓸쓸한 날 퇴근길에
맥주 한 잔 할 사람은 자꾸 줄지만
좋은 곳에서 역시 좋은 사람으로
만남이 계속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괜찮다.
멋진 일이다.
당신의 새로운 출발은
언제나 응원받아 마땅하다.
낯선 길 걸어가다
지치고 무서울 때 떠올려주길.
당신이 내게 그래 주었던 것처럼
당신에게 그럴 사람 여기 하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