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서랍 #02
당신과 나 사이에
징검다리 놓듯
단어를 늘어놓으면
언젠가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조금은 의미 없는 말일지라도
놓고 놓고 놓고
그렇게 놓다 보면
놓인 것 자체가 의미가 되는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몇 구절쯤은 생각나지 않아도
몇 장면쯤은 맘에 들지 않아도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영화라고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부분보다 전체가 중요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을까
나
당신에게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의미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