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면
어제는 꼬박 오른쪽 눈만 뜬 채로 밤을 지새웠다
꾹 눌러 감은 왼쪽 눈에선 눈물이 줄줄 흘렀다
겨울이라 건조해서,라고 계절 탓을 해보아도
버석한 마음의 계절과 아주 무관하진 않았다
베개에 반쯤 파묻힌 얼굴 주위
사방은 적막으로 시끄럽고
오늘이 부지런히 달려왔다
오늘의 나는 괜찮았다
아주 똑바르게 잘 살고 있는 사람처럼
앞날의 청사진을 이미 거실에 걸어둔 사람처럼
꽤나 성공적으로 웃어 보였다
새벽 1시 40분
왼쪽 눈가에 경련이 인다
무슨 영양분이 부족하면
이럴 수 있다던 얘기가 떠올라
밤을 꼬박 지새운 후
약국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한다
눈가의 흔들림이라도 멈춰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이다지도 건조한 계절
눈물을 닦으며 글을 쓰고
내일의 웃음을 연습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