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유일한 희망

by 백담


최종합격 통보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 제대로 돈을 벌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과 동시에 이제 월급 받은 걸로 조금이라도 아버지 병원비에 보탬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지원 회사 중 합격 한 곳은 중견기업 의료업계 쪽이었다. 거기서 나는 구매관리 직무를 맡아 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1년 정도 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이지만 그래도 돈을 벌 수 있는 거만으로도 기뻤다. 이 소식을 가족 단톡방에 올렸고 이모티콘도 쓰고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나 드디어 합격했다고! 이제 떳떳한 직장인이야!" 월급 차곡차곡 모아서 부모님 호강시켜 드릴 거예요!!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일부로 홈페이지에 최종합격한 메일을 종이로 뽑아서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엄지 척을 하며 종이에 뭔가를 써 내려갔다. "고맙고 미안하다 그리고 축하해 아들아"

출근하기 전 마지막 주말을 병원에서 보냈다. 경치 좋은 곳에 병원이 위치해 있어서 산책하기는 좋았다. 우리 가족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아버지가 소통이 안 되다 보니 오죽 답답했으면 책상을 내리쳤다. 가족과 유일한 소통망은 종이에 써서 건네거나 카톡으로 전달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우리 가족도 지칠 때도 지치고, 체력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였기에 같이 감정이 올라와버렸다.

"아버지 때문에.. 아버지가 건강했으면 이런 일도 안 일어났잖아요..! 왜 아프냐고요!!" 그때의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고, 생각 없이 내뱉은 걸 너무나도 후회한다. 아버지가 아프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데.. 방심하다가 암이라는 병이 온 건데.. 괜히 뒤늦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는 덤덤했지만 우리 3명은 눈물바다가 돼버렸고, 평소에 눈물이 없는 형도 멀리 떨어져 훌쩍이는 모습을 보였다. 뭔가 방법이 있겠지..! 그리고 방사선치료 꾸준히 하면 림프선에 있는 암덩어리도 없어질 거야라는 희망을 걸어본다.


나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블로그, 카페, 상담 등 구강암 관련 홈페이지를 모두 찾기 시작하여 아버지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모색했다. 사실 수술은 몇 차례 있었지만, 암을 제거했다고는 하는데 5-6개월 뒤 재발이 된 상태였다. 그 재발된 암이 림프선 쪽에 난 것이고.. 세상에 이런 날벼락이 있을 수가 있을까!

나는 검색하다가 NK세포라는 직접적으로 암덩어리를 찔러 없애는 주사를 발견했다. 조금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후기를 보니 6회 정도 치료 후 암 덩어리가 완벽하게 없어졌다고 주위 후기가 많이 보였다. 나는 병원장과 부모님 주위 분들에게 이러한 치료가 있다고 알렸고, 뭐라도 해봐야지 후회가 덜 남을 거 같았다.

NK세포는 집으로 직접 찾아와 치료를 해주는 방식이었고 가격이.. 살벌했다. 6회 정도가 약 4천만 원 정도가 들었다. 1번 맞는데 6백만 원 정도 드는 꼴이다. 우리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업체를 알아보고 한 번에 4천만 원을 결제해 버렸다. 비용을 떠나서 일단 건강을 회복해야 하고, 살려야 한다는 마음 밖에 없었다.


출근하기 하루 전 최고의 선택이었길 기도해 본다.











일요일 연재